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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이것저것◀/유년의친구들

[스크랩] 몹시도 바람 불던 날

왕거미지누 2008. 4. 26. 21:12

연초록이 거리를 온통 푸르게 물들일 즈음,

쏟아지는 햇살속에 감춰진 추위가 이제 마~악 돋아나 초록으로 갈아 입은 나목들의 즐건 지저귐을 때리고 있다

사월이 오면

연초록이 짙어져 초록으로 깊어져 가면

연분홍 꽃들의 합창소리가 내 시든 영혼까지 흔들어가며 사람들의 가슴 안을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손 가락 하나 베이면 아마도... 핑크빛 혈흔이 뚝뚝 떨어져 금방이라도 주위를 물들이지 않을까 싶다

잊었던 사연들이 하나 둘씩 새잎돋듯 돋아나기도 하고

잊혀졌던 이름들조차 입가에서 빙빙  맴돌기도 한다

사월이 오면

마른 덤불같던 심장에도 쿵쾅거리는 피가 돌고

푸석거리던 머리속 나이 에도 생명이 흐른다

숨쉬고 있음에 감사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음에 감사하고

자연의 향기를 내 힘껏 끌어 안을 수 있는 샘물 같은 영혼이 있어 감사하다

겸손함과 낮은 자세로 삶에 임할  수 있는 슬기로움을 주는 사월의 신록이

모든이의 영혼을 푸르고 맑게 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자연이 인간의 스승인지도 모르지

교만할 수 있는 인간의 마음을 꺾고 불평에 빠진 인간의 마음을 어느 한 순간 평정시키는 커다란 힘을 지녔으니...

잔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더 많은것을 얻고자 자신을 채근하며 자신을 버려두는 이들이 많다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음을....

오늘도 가녀린 나뭇가지 붙잡고 종일토록 간신히 매달려 있는 잎새들의 몸짓처럼

우리들의 가슴에도 파란 하늘 가득 담고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예쁜 잎새들로 가득 채워 보자

출처 : 고흥남교7회
글쓴이 : 접시꽃 당신 원글보기
메모 : 친구 순미는 잔잔하게 글을 쓴다 잔잔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