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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물길이야기◀/2010-2011열우물미술나기

열우물 사람들의 미술나기 발표회 - 루시퍼의 글

왕거미지누 2011. 2. 28. 09:00

아래글은 루시퍼가 쓴 글이며 해님방에서 내는 소식지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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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열우물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프로그램 '열우물 사람들의 미술나기'가 끝이 났다.

 마지막 피날레였을 전시회에는 더욱 많은 분들과 함께 해 그 끝이 자체적으로나 주변적으로나 성공적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러한 기대는 하지 않았을 뿐더러 뒤늦은 내부적 미숙의 인지와 그로인해 불보듯 보이는 뻔한 결과에 더욱 많은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그램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땐 정말 절망적이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작년 겨울, 그 추위의 매서움은 프로그램의 초기에 가지던 열정의 불꽃도 쉽게 꺼버릴 정도로 차가웠다. 3차시 프로그램을 진행시 참석하신 어머니께서 단 한 분. 이 후로도 프로그램에 참석 의사를 가지신 분들의 그 수가 적었음을 암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는 미시적으로 이해에 대한 불감과 노인분들이 생각하는 미술에 대한 난해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곁에 있어 항상 인사를 나누며 지내온지 1년, 진우형님이 열우물 프로젝트를 시작한지도 10년이다. 이곳 마을 분들이라면 이곳 저곳에 벽화로 물든 벽들이 어색하지 않을 뿐더러 거리의미술은 이야기로 들은 그 처음과 다르게 이제는 이 마을의 구성원이자 환영 받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마을의 주체들은 능동적이지 못하다.

 

 10년, 이미 그려지는 것에 익숙하신 분들은 그리는 것에 대해 힘들어 하신다. 난해 한 것이다. 어렵게만 생각하신다. 쉽게 편하게 그리면 되는 것을 이미 그 어떤 설명도 들으려 하지 않으신다. 이해가 없다.

 

 프로그램의 진행 중 우각로의 마고님으로 부터 많은 컨설팅을 받게된다. 가장 절망적이라고 말 한 시기에 주옥같은 서포팅을 받게 된다.

"모이지 않으며 찾아가라"는. 어쩌면 이곳에서 거리의미술이 거시적으로 떠 안을 수 밖에 없는 아젠다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끌고 따라와 주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번 사업 초 여실히 보인 사례가 된다. 함께 끌고 모두 이해해야만 한다. 거리의미술은 끄는 입장이 아닌 먼저 이해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이곳 분들로 하여금 능동적으로 사고 할 수 있게 그저 도움이 되어야 한다.

 

 옛 날 이야기를 하신다. 삼삼오오 모여 계신 분들은 마을에 대한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하신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분들은 벌써 이 마을에 적어도 20년 이상을 거주하고 계신다. 할 말들이 점점 많아지신다. 이야기가 많아 질 수록 그림그리시는 것이 편하게 보인다. 조물락 조물락 만드는 것이 편하게 보인다. 이러한 화젯거리들은 소재가 된다. 소재는 흥미가 된다. 그림 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시며 그저 끄적이는 정도로 크레파스든, 색연필이든, 점토든 손안에서 가만히 춤을 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다 어떤 분이 다짜고짜 노래를 부르신다. 진우형님은 함께 흥얼거린다. 프로그램 진행은 의도적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이 주가 된다. 조금씩 이해해 간다고 보여졌다. 개인적으로 분명히 눈에 보인 것이다. 더이상 미술이 어렵지 않은 것이다.

 

 전시 날이 되었다. 초기에 어려움에도 프로그램 횟차를 늘려가며 했던 작품들은 그 수가 적지 않다. 조촐한 전시장인 햇님방이 꽉 찾다.

그림을 보며 즐거워 하신다. 그렇게도 어렵다고 하시던 미술이,, 만들기가,, 어떤 분들은 결과물들을 보시며 저 수업은 언제 했는냐고 되물으신다. 자신의 하지 못한 수업에 대하여 아쉬움이 남았던 것일까? 그리고는 다시 수다로 시끄러운 '열우물 사람들의 미술나기'가 끝이난다.

 

 거리의미술은 아직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미시적인 문제의 초석은 이제 단단히 만들어 나가야 할 수 있으며 그  방법도 어느정도 이해한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과연 마을분들의 여과시간을 활용해 함께 능동적으로 마을을 꾸밀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아트파우더가 부조적으로 올 여름, 벽화와 함께 꾸며질 예정이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신 분들은 마을이 사라지기 전 반영구이 설치 될 작품에 대해 반겨 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함께 반겨 살 수 있는 마을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