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가니 할일이 태산같다
아랫채인의 옥상난간을 죄다 페인트로 칠하고
바깥담장을 페인트로 칠하고 그림을 그렸다
처음부터 한번도 칠한적 없다보니
검은 때 파란이끼를 긁어내는 것만해도 하루였다
그래도 칠을 해놓고 나니 집이 좀더 나아지었다
한데 칠이란 것도 힘들다
블럭벽이 낡아 모래알들이 많이 떨어지어
롤러도 붓질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일일히 붓으로 눌러칠했다
조카들까지 가세하여 벽화를 끝내기야 했고
다행이 비는 그 이후에 왔다
물론 흘러내린 곳은 고쳐야 했고
주방의 고장난 환풍기는 새걸로 사서 갈았다
그리고 쥐가 들어온다는 방범창은 못과 철사로 꼭꼭 붙여두었다
옥상을 방수페인트로 칠해달라고 하셨지만
비가 와서 못하고 말았다
시골집
가서 태산같은일을 두고
조금 몇개만 하다
휴가
그 사이에 산의 계곡에 가서 아이들을 놀게하고
가재며 새우를 잡게 하고
하루는 날잡아 바다로 갔다
닭죽을 많이 맛있게 끓여서 먹었다
시골집
늙으신 두분들처럼
한쪽은 낡고 허물어지고도 있고....
■수채화-시골집 ■

▶종이위에수채/4절지/1995
지금은 이모습이 많이 망가져있습니다

▶종이위에수채/4절지/1995
지금은 이모습이 많이 망가져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당신들은 늙으셔서 더이상 농사를 지으실수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