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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기독교신문]매마른 인천에 희망그린다

왕거미지누 2006. 10. 14. 21:37
매마른 인천에 희망 그린다
화제의인물/이진우(거리의 미술대표)

 

인천기독교신문 webmaster@iccnews.co.kr

 

▲ 이진우 화가

 “주민은 벽을, 화가는 재능을, 기관은 예산을 내어 모으면 멋진 ‘나눔미술’이 탄생하는 거죠”
 환경미술가 이진우씨(43.사진)는 ‘나눔미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큰 단체나 기획사에서 많은 재정으로 기획해 미술관이나 공연장에 가서 보는, 어찌보면 여유스런 일부계층만이 주체가 되는 미술이 아닌 모두가 주체가 되어 함께 이루는 미술이 이씨가 말하는 ‘민주주의 미술’ 곧 ‘나눔미술’이다.

 

 열우물길 프로젝트
 지난달인 9월 한달동안 이진우씨는 십정1동에서는 자원봉사 벽화 그리기 사업인 4차 ‘열우물길 프로젝트’가 진행했다.

 십정1동 선린교회 사거리에서 부평여상 사이의 달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기슭에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수출 5, 6공단이 들어서며 노동자들이 모여든 저소득층 주거지역이다.


IMF사태라고 일컬어지던 지난 90년대 말 이후 이곳은 더욱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동네의 분위기도 침체됐다.   95년 이곳으로 이주해온 화가 이진우씨가 이 달동네를 위해하고 싶었던 것은 벽에 벽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벽화를 통해 동네 정서를 환기시켜보자는 뜻을 갖고 사업을 구상했다.  그가 강조하는 나눔미술을 이 침체된 달동네에 실현코자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는 이곳의 미소와 희망을 되살리고 싶었다.

 2002년 1차 ‘그림이 있는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회에 걸쳐 십정동 달동네 벽화그리기 사업이 진행됐다. 이진우씨와 뜻을 함께하고 현재 인천시내 및 수도권 일대 다수의 벽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임인 ‘인천희망그리기’인원이 주축으로, 주민과 공부방 어린이, 학생, 민간단체, 미술인, 자원봉사자 등도 함께 한 작업이다. 

 하지만 벽화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동네는 이씨의 이런 의도를 환영하지만은 않았다.
 “처음 반대하는 주민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벽화가 하나하나 그려지자 한분한분 벽을 내놓았고, 이제는 음료를 주기도하고, ‘무엇을 그려달라’, ‘어떻게 그려달라’ 하며 주문을 하기도 합니다. 주로 어르신들이 꽃을 좋아하셔서 요즘은 꽃을 많이 그리게 되네요” 

 미래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도 이씨는 열우물길의 띄엄띄엄 벽화그리기에 참여 안한 집을 설득해 벽화를 그려주고 싶다는 소박한 대답을 했다. 

 “이곳 주민들이 이 벽화 하나하나를 작품으로서 감상하고 평가를 하겠습니까. 그저 마을의 밝은 색과, 예쁜 그림으로 정서적으로 침체 되어있는 그들이 미소를 지을 수 있기만을 바라는 거죠,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심미적인 위로를 느낄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됩니다.”

 

 함께하는 희망그리기
 89년도부터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다는 이씨는 벽화조성 작업을 하는 ‘거리의 미술’ 대표로 활동 중이다. ‘거리의 미술’은 원래 1997년 인천미술인협의회 소속 ‘조형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마음이 맞는 작가 몇과 함께 시작했지만, 지금은 독립적 단체다. 


 이듬해 IMF사태라고 일컬어지는 그 당시 실업자 구제를 위한 공공근로가 일환으로 구청에서 벽화그리기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리의 미술은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부평도서관 옆 담장 벽화그리기 사업을 시작으로, 원통로 벽화 ‘인천의 역사 그림여행 제작’을 비롯, 동양화학 담장, 남구청 담장, 도화가압펌프장 벽화, 강화 계명원 실내 벽화 등의 작업을 했다.

 또 2000년 6월 20일 새벽에 문득 벽화그리기를 더 활성화 시키기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거리의 미술’ 인터넷까페(cafe.daum.net/streetart)를 만들었는데 현재는 까페 등록 회원수4천명을 넘기고, 전국 각 지역별로 ‘거리의 미술’회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십정동 ‘그림이 있는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천희망그리기’는 이씨를 주축으로 이씨가 몸담은 ‘거리의 미술’회원들 포함 여러 환경미술가들과 개인들로 조직된 모임으로 거리미술 조성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하고 있다.

 이진우씨는 이 동호회를 꾸리며 양노원이나 보육원, 고아원, 초등학교 등의 그림이 필요한 곳 뿐만 아니라 도시곳곳에서 행복을 그리는 작업을 행하고 있다.

 

 나눔미술 나눔행복
  거리미술가 이진우씨는 아파트 전기실의 전기기사라는 직업도 가지고 있다. 2교대 야간근무를 하고 오전에 퇴근해 인터뷰에 응한 그도 그리 경제적으로 그리 여유롭지는 않다. 자신도 빡빡한 생활고를 겪고 있으니 사업은 다를 바가 있으랴.

이번 ‘제4차 열우물길 프로젝트’는 봄에 하기로 계획했지만 재정상의 문제로 가을로 연기됐다. 자원봉사사업이고 지속적인 재정확보가 안되는 독립단체라서 재정상의 어려움이 드러난 것.
 “화려한 기획력으로 재정할당을 받는 큰 단체나 기관들에 비해 나 같은 미술가들은 오로지 그림 그리는 기술뿐이라, 그런 기획력이 없어 시당국에서 재정지원을 잘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넉넉한 사정이 아니지만 그는 벽화작업을 하며 정서적으로도 가난한 이웃들에게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현실에 행복을 느낀다.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는 벽화는 일반전시물과 달리 생활이 될 수 있다. 그의 말대로 나눔미술이면 나눔행복이 될 수 있다. 그림을 바라보는 주민이 작품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행복은 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인천희망그리기(cafe.daum.net/10umugil), 거리의 미술 홈페이지(www.streetart1.net) 자유게시판에 벽화의뢰나 요청을 할 수 있다. 인천희망그리기 벽화 작업에 참여할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참여할 수도 있다.

 

2006년 10월 15일 (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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