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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미협 황해미술제 기획안

왕거미지누 2007. 10. 2. 00:56

명품(名品)도시 - 인천       


올해는 민주항쟁.87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힘없는 민중의 삶은 안정과는 거리가 멀게도 떠밀리고 만 있다.


전국적인 ‘명품도시건설’의 유행의 붐에 발맞추어 인천시는 시정 비전을 '세계 일류 명품도시 인천'으로 정하고 기존의 동북아 중심도시 건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월드 베스트 도시(World Best City)'를 건설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그후 실제로 ‘2009 세계도시엑스포’,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며 도시개발에 박차를 가고 있다.

그러나,‘명품’이라는 단어가, 적어도 남한에서는, ‘소수의 특권계층이 지위재화로 소비하는 상품’을 의미하듯, ‘명품도시’라는 타이틀을 내건 화려한 장밋빛 개발은 당연하게도 인천에 살고 있지만 ‘명품’을 획득할 기회와 자본이 없는 민중들을 공공연히 배제시킨다.

또한, 인천시는 광폭한 개발논리로 ‘명품’ 따윈 바라지 않지만, 오랫동안 소중하게 가꿔온 작은 삶의 터전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참히 내쫓고 있다.


‘명품도시건설’의 명분은 개발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획득한다는 것이고, 획득된 ‘이익’들은 인천시민들에게 (유형, 무형으로) 부여된다는 것이고. 그리고 그것이 ‘가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치’는 오직 하나 만이 아니다.

지역과의 유대감, 마을공동체의 소속감, 손상되지 않는 환경, 그리고 이 모든 것과 언제까지고 함께 하고 싶다는 삶의 절절함, 이 모든 것이 부여될 지 어떨지 모르는 경제적 이익보다, 아니 오히려 박탈감만을 안겨줄 ‘명품도시’ 보다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인천시의 ‘명품도시건설’에 대해 ‘명품(名品)’의 허명(虛名)을 고발하고, 개발논리에 떠밀린 소중한 가치들을 호명(呼名)하고, 재발견할 수 있는 장(場)에 작가와 관람객이 어우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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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인천은 올해에도 금창동산업도로와 계양산골프장건설 등 개발(?)로 시끌벅적하다. 그리고 지난해와 다를 바 없이 개발의 난립으로 떠밀리는 인천 민중의 얼굴에 우리는 직면해있다.

인천민족미술인협회는 이미 2006년 정기전에서 ‘향촌에서 송도까지’라는 주제로 개발과 그것이 갖는 모순을 인식하고 한 차례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철학 없는 개발의 광풍은 뜻있는 작가들의 작은 함성 쯤은 손쉽게 삼켜버리는 듯 보였다.

자본의 논리로 민중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유리관에 갖혀 박제가 된 조감도 안의 모형을 행복이라 강요하는 인천시의 도시개발계획에 대해 우리는 인천의 시민이자  작가로 다시 한 번 발언하고자 한다.


매회 동시대와 지역의 현안을 아우르는‘주제전’인 황해미술제가 올해로 10 주년을 맞았다.

열 번째 황해미술제는 인천시의 개발 모토인 ‘명품도시’를 통해 개발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명품도시’의 허상(虛想)과 함께 꾸는 꿈으로의 삶의 터전을 찾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