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고향마을 -1984년
1984 , 이후 아크릴로 재채색 / 10F / 캔버스에 유채
우리집 근처에는 고흥읍에서 녹동으로 가는 신작로가 있고
집앞에 냇가여서 헌다리 새다리가 있다
헌다리는 1935년에 만들었다고 다리밑 천정에 숫뎅이로 글씨가 써져 있고 일본순사그림도 있다
헌다리를 보면 아주 옛날부터 집앞 길이 있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헌다리 옆에는 새다리가 있는데 새다리는 녹동으로 가는 길을 새로 노면서 생겼다
여름에는 새다리 밑에서 그림을 그리곤 했었다
냇가에 물을 막아 고이게 한다음
이젤을 놓고 그림을 그리고 수채화물은 냇가물을 그대로 쓰고
발을 냇물에 담그고 그림을 그렸었다
이때에 그렸던 그림들은 주로 급지석을 바라보며 밝은 색상으로 색색이 살아있게 채색했는데
이그림만 헌다리 아래 우리집의 보이는 곳을 그렸다
이그림은 해골연작의 하나여서 유화로 그린 그림에는 냇가 바닥에 해골이 누워있으나
이후 아크릴로 재 채색을 하면서 색상은 밝아지고 해골도 지워졌다
고향을 그린 그림은 고등학교때 부터 네번정도 그렸던거 같다
그중하나는 동방생명 전국실기대회에 공모하여 본선에 참여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창경궁인가 덕수궁인가에서 봤던 전국실기대회 본선에서는 뭐 떨어졌지만
화구박스를 참가자에게 줘서 지금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월요일 아침조회때 내게 이일로 상장을 준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술때문에 운동장 조회때 두번정도 올라가서 상장을 받은거 같은데
쑥쓰럽기도 하고 또 운동장이랑 구령대랑 너무 멀어서
살짝 귀찮아 했던거 같다 , 울학교는 구령대랑 운동장이 너무 멀었다-고 생각든다.
지금 고향을 그린다면 이렇게 그릴일도 없겠지만
지금은 다시 놓은 새다리나 다시 놓은 헌다리나 그밑에 냇가로 내려가기가 어렵다
제방공사를 한다고 엄청 나게 높게 만들어놔서 쉽게 내려갈수가 없다
지금 집앞, 새로논 헌다리 새다리 아래 냇가는 더이상 내려가서 세수하거나 빨래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냇가가 아니다
냇가를 잃어버린 공사를 누가 했던가
고향마을은 여전히 내게는 아련한 감성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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