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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시산도에서-2000년

왕거미지누 2004. 8. 5. 00:35

[드로잉]시산도에서-2000년 

 2000년 / 종이위에 드로잉 


용맥회는 전남고흥군 고흥읍 고흥남국민학교 7회 졸업생중에 

등암리 출신애들로만 이루어진 모임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시작했으니 꽤나 오래되었다.

그중에 용맥회를 인생의 주요한 삶으로 사는 친구로는 완영이가 있다.

완영이는 고흥에서 자랐고 우리동네인 고흥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인생에서 다른 곳에서 산건 군대시절뿐이었다 .

버스차장을 하기도 했고 고흥의 초등학교 소사도 했는데 도화에 있는 충무초등학교에서도 했고

시산도라는 고향의 섬 초등학교에서도 했다.

용맥회모임이 시산도의 초등학교 관사에서 있던날, 완영이는 일본인 와이프랑 살고 있었고

우리들은 열심히 술을 마시고 이야길 하고 그랬다.


시산도는 오후 3시반 녹동에서 들어가는 배와 아침 7시30분경에 녹동으로 나오는 배, 이렇게 

하루에 한차례씩 들어가고 나오는 것뿐이다.

중학생들은 아침배로 나와서 녹동의 학교를 다니고 3시 반배를 타고 다시 시산도로 들어가는 것이다. 

섬에서의 친목계는 술을 시작으로 안주로는 아나고였고 밤이 깊어가며 고스톱으로 진행되었고

술을 몇 잔마시고서 관사를 나와서 바닷가로 갔다.

시산도 부두앞에는 콘크리트로 마을 부두 앞을 넓게 벽을 세워놨고 

밤낮으로 바다에서 흙과 자갈을 파이프를 통해 빨아올려 

벽안에 쏟아붇고 있었다 그렇게 퍼온 자갈이 가득 쌓이면 부두가 될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아주 시끄러운 것이었다 .

엔진소리도 시끄럽지만 거대한 철배관을 통해 운반되는 자갈들이 철면에 닿으며 생기는 소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머어마하게 시끄러웠다.

낮에야 다른 배들의 소리등 여러가지 소리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밤에는 아주 꽝꽝거렸다.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가지고간 크로키북에 스케치를 하였다.


스케치를 끝내고 들어갔는데 여전히 담배냄새 가득함 속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밤에 그리던 풍경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후 2004년에 뻘자갈을 퍼올리며 시끄럽게 시설을 그렸고

그 이듬해인 2005년에는 위의 그림처럼 스케치했던 곳을 수채화로 그렸고 다시 

페인터라는 프로그램- 오일파스텔이라는 브러시로 그렸다.

페인터라는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그리면 절대 쉽지 않다. 

붓들고 그냥 종이에 그리는게 더 쉽다. 쉽게 덤벼들었다가 엄청 신경쓰고 고생하며 그렸던 기억이 난다. 

한 장소를 몇년이나 지나서도 그리는 것은 그 장소가 그만큼이나 내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고향의 섬, 과연 나는 섬의, 고향의 일원으로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야말로 관광객의 시선으로 그리고 싶은 걸까

나의 그림들은 어쩌면 관광객의 시선이 더 많겠다.

나는 풍경화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길이 나오는 대각선 구도를 좋아하는데 

그건 아마도 관광객의 시선이 아닐까 싶다. 

씁쓸한 평가지만 결국은 내가 그 풍경속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

나의 미적 가치관은 여기까지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