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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이것저것◀/이진우의 동네걸음

[이진우의 동네걸음1] 완전히 다른 옛날동네, 비탈진 곳에 집들이 가득찬

왕거미지누 2020. 1. 4. 01:37

[기획연재 -인천in갤러리 '이진우의 동네걸음-1' ]

완전히 다른 옛날 동네, 비탈진 곳에 집들이 가득찬

[원본글 보기: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0767]

 

(1) 열우물마을 만나다 

 

인천in이 새해 첫 새 기획으로 '이진우의 동네걸음'을 연재합니다. 화가 이진우는 열우물마을에서 동네화가로 20여년 살며 벽화 등 그림으로 동네를 그려 공공미술가이자 '거리의 미술가'로 불려왔습니다. 지금은 개발에 들어간 열우물을 떠나 산곡동으로 화실을 옮겼습니다. 산곡동 화실도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오래된 동네입니다.

 

열우물야경_3   234×109(cm)  watercolor  on paper, 2004

 

집-십정고개-동암역-서울로 이어지는 출퇴근,  술자리와 만남이 주로 동암역이어서 집 창문 아래로는 어떤 마을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휴일 아내와 큰애 손을 잡고 시장이 있다고 해서 간 곳이 열우물 마을이었다.

'세상에 여기는 완전히 다른 동네야!! ' '여기가 달동네인가봐' 아내와 나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비탈진 곳에 집들이 가득 차 있고 야채가게, 떡방앗간, 옷가게, 석유가게, 미용실, 양복점,치킨집, 분식집도 있지만 그냥 봐도 옛날 동네였다. 

 

직장이 서울이라서 전철을 타고 가기 좋으라고 학익동에서 동암역 부근 십정동으로 이사왔다. 

동암역에서 시내버스로 두정거장인 십정고개 정류장에서 내려 윤영수퍼 옆 오르막길로 오르다가 가장 높은 곳의 지하방이었는데 비탈진 곳이라 아랫집 지붕이 주방 창문 아래에 있었고 윗열우물 마을이 보이는 경관좋은 지하방이었다.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에는  윗열우물 마을에서 개구리 소리가 가득 들려와서 고향의 계절이 생각나곤 했다. 

 

아이손을 잡고 갔던 구시장 골목에는 '해님방'이라는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책을 빌려 읽으면서 점점  열우물마을과 마을사람들과 만나게 되었고 마을의 공간과 벽들과 꽃들과 바람과 햇빛,  오가면서 만나는 이들과의 인사하던 마음들을 그림에 담게 되었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선린교회 4거리에서 세무고등학교(옛 부평여상, 현 서희스타힐스 건축 중) 사이의 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자락을 차지해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 수출5.6공단이 들어서자 일터를 쫓아 노동자 가족들이 모여 들면서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급작스레 커졌다.  

 

2020.1.3 이진우

 

<작가의 이야기>

 

"나는 동네가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동네를 위해 무슨 거창한 담론이나 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냥 동네 화가로서 그림으로 동네를 그리고, 그림으로 마을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좋다. 내게 동네는 거대한 미술의 벗이다. 나와 내 이웃이 살고 있기에 내 마음이 가는 풍경이다. 여기서 혼자 동네를 그리든, 사람들과 함께 그리든 다 좋다."

 

 

열우물마을_1   1,09×78(cm)  watercolor on paper, 2003

 

열우물마을_2   1,09×78(cm)  watercolor  on paper,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