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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산다]삭막한 담벼락에 꿈을 덧칠-거리의미술동호회

왕거미지누 2007. 12. 8. 21:44

[이 맛에 산다]삭막한 담벼락에 꿈을 덧칠

2007 09/11   뉴스메이커 741호

누구나 새하얀 도화지를 앞에 두고 막막함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듯하다. 뭘 그려야 하나, 어떻게 그려야 하나. 마음 가는 대로 붓을 놀리라지만 말만큼 쉽지 않다. 잿빛 벽이 캔버스라면 더욱 그러할 터. 거기다 장애인 시설과 저소득층 공부방에 그리는 벽화라면? ‘거리의 미술 동호회’(거미동·cafe.daum.net/streetart)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는 비법을 소개한다.

 

벽화를 그리는 아마추어 미술가들의 모임 ‘거미동’은 2000년 개설해 ‘마음은 뿌듯하고 몸은 피곤한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의 붓질은 종합사회복지관부터 임대아파트까지 비영리 단체라면 전국 팔도를 가리지 않는다. 거미동의 이름을 내걸고 진행한 작업만 무려 80곳. 벽화작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100명 안팎으로 미술 전공자는 30% 정도다. 그 대신 튼튼한 체력과 열정, 사람냄새가 이들의 무기다.

거미동이 작업한 벽화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푸른 언덕에 아담한 성이 있거나 함박웃음을 띤 아기천사 그림이 그려져 있다. 휑뎅그렁하던 회색 벽면이 알록달록한 꿈의 세계로 변한 것이다.

지난 7월 부천상동종합복지관 아이들이 “예쁜 벽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롤링페이퍼를 보내오기도 했다. “아름다운 벽화를 보고 사람들이 작게나마 마음의 여유와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는 이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진 모양이다.

벽화를 그리는 장소는 카페 게시판을 통해 의뢰나 추천을 받아 회원들과 함께 결정한다. 여느 자선단체와 달리 페인트값 등 재료비를 받는 것도 특징이다. ‘즐거움을 산다’는 의미다. “대단한 일을 한다”고 치켜세우자 손사래를 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그저 자신들이 좋아서 하는 일일 뿐이란다. 벽화작업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라는 얘기다.

이성희〈경향닷컴 기자〉 mong2@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