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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프로그램◀/노인미술프로그램-미당생

미당생을 진행하면서 쓴 나의 글

왕거미지누 2008. 12. 10. 23:03

미당생을 진행하면서 쓴 나의 글

(아래의 글들은 일기장에 있는 글인데 졸려하면서  ^0^ 쓴것도 많아서 첨삭하였다)

 

================ 08/ 04 / 02

2008 찾아가는 문화활동-미술로 담는 당신의 생애 전시회

-줄여서 '미당생'이라고 부르는게 좋겠다.

 

노인요양시설 미술프로그램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것은 몇해전의 일이다. 요양시설에 벽화하러 가면서 비록 자원봉사였지만 그냥 벽화만 그리고 나오는 것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벽화로 하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가 아니 벽화를 빼고 해도 좋은 것이 아닐가 생각들었다.

소망의 집 벽화를 할때 그때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첫번째, 두번째 방문에도 그림그려보자는 말은 하지도 못했고 세번째 가서야 겨우 그려보세요~ 하는 말이 나왔다.

소망의 집에서 미당생 같은 생각의 결정적 계기를 받았고 이어서 사할린동포복지회관 박화서 할머니에게서 정말 진정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박화서 할머니께 스케치북이랑 화구를 드리는게 좋겠다.

 

그리고 오늘 또 하나 생각이 났는데 독거노인들에 관한 거.

독거어르신은 이런 프로그램조차 안될수도 있으니 별도로 방문하는게 좋겠다. 이럴려면 더더욱 많은 사람의 참여가 필요하다. 아- 이건 자봉프로그램으로 할까, 아니면 문진위의 강사풀제 같은데로 하면 좋지않을까?

어르신들의 생체적 생산능력은 떨어지지만 삶의 지혜로는 무척 소중하다. 노인을 공경하고 ㅁ모셔야만 미래 역시 희망이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적인 관점이 아니다. 사랑을 중심으로....

 

 

================ 08/ 06 / 12

미당생 프로그램 일정을 이야기하다.

 

1차> 6.28~7.18

-덕화요양원: 중증치매어르신-미술놀이, 미술치료를 중심으로!

-사할린동포복지회관: 생애기록을 중심으로!

2차> 7.21~8.14

-소망의집: 중증장애어르신-미술치료를 중심으로!

-협성원: 어르신의 특성에 맞추어, 미술놀이중심으로!

 

 

================ 08/ 07 / 18

사할린에서의 마지막 수업.

 

오늘 미당생 사할린동포복지회관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사할린 수업은 1.2강이 통합형태로 이루어지는 등 온전한 8강은 아니었지만 덕화요양원처럼 치매어르신들은 아니었기에 수업은 깊이도 있고 또 울림도 있었다. 오늘은 부채그림- 나눠준 부채에 한지 색종이를 손으로 찢어 붙이는 것이었다. 꽃대를 붙이고 꽃을 붙이고 나무기둥을 붙이고 초록 나뭇잎, 그 위에 꽃을 오려 붙이고 또 어떤 어르신께서는 색한지를 그냥 찢어서 여기저기 붙여 놓는데 참으로 이쁘다.

풀로 색한지를 찢거나 붙이면서 할머님들은 노래를 부르신다. 흥겨이 부르시지만 그 안에는 슬픔이 배어있어 듣다보면 가슴 저미어 오는게 있어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노래를 다 듣지도 못하고 괜히 카운터에 가서 커피를 타 달라거나 지난해 여름 그렸던 벽화들을 계단으로 가서 물끄러미 보고는 왔다. 쥬르판마을, 로사마을, 또 하나의 마을이름은 생각 안난다. 국화를 말하는 것이었는데.....미술수업을 하는 프로그램실에도 당신들이 그린 그림을 다시 벽화로 그린게 있다. 그 안에서 이번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미술수업을 하다니 나의 바램이 작게나마 이루어진듯 하다.

 

요양원이며 사할린 등에 자원봉사로서 나눔활동으로서 벽화를 하러 왔을땐 벽화만 하고 가면 뭐냐 같이 손잡고 미술로 당신의 삶을 표현도록 했으면 했는데 이게 이렇듯 진행중이니 나름 감동, 뭉클 물씬이다. 사할린 전아정 샘은 하반기에도 쭈욱 해줄수 있냐고 한다. 어르신들이 너무도 좋아하신다고 하며 또 해줬으면 한다. 이번이 비록 8회의 작은 프로그램이지만 좀더 길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양원이.

 

복지회관이 어르신들의 여생을 그냥 편안하게 머무르게 하는대로만 국한하지 말고 어르신들의 삶의 이력과 지혜를 활기차게 정리하도록 그리고 이어가게 하도록 많은 프로그램으로 지우너했으면 한다. 작년에 잘 그리시던 박화서 할머니 그림이, 아니 할머니의 활기가 조금 부족해보여 마음이 아프다. 할머니, 많으 그리시면 좋으련만, 누구라도 할머니의 삶을 기록해줬으면 싶다.

건강하세요 어르신들!!

 

 

================ 08/ 07 / 21

협성원 첫수업을 하다.

 

미당생 주강사인 썬파워가 학교 방과후 수업에 가는 바람에 내가 주강사를 맡게 되었다. 첫날, 첫수업- 난화그리기, 대의 난화그리기는 이전에도 한거였지만 협성원 할머님들께서는 또 달랐다. 손은 한손만 쓰시고 다 휠체어에 의지하시는 분들이었다. 내가 말을 하고 벽화장이, 홍이, 수현이와 협성원 이정원 샘도 함께 하였다.

 

눈감고 얼굴그리기

눈감고 사물그리기

눈뜨고 자신있게 그려넣는거죠.

 

 

================ 08/ 07 / 30

소망의 집 세번째 '미당생' 후기

 

나야 뭐 비번이었기에 간 건 당연하였지만 홍이가 핸펀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늦는다고 먼저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허걱, 아니 주강사를 하던 사람이 해야지 했음에도 홍이 왈 난 찍사잖아요 ㅡㅡ;; 알았어 했다.

소망의 집은 중증장애를 가진 어르신이 많다. 자원봉사하는 남중, 여고 애들이 없다면 어려웠을 수업도 어르신과 아이들이 1:1로 같이해 드렸으니 이나마 된것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신문지를요 이렇게 쭈욱 찢으셔서- 나

(어르신들은) 말을 알아묵지 못해- 소망의집 원장샘

(자원봉사학생들에게) 신문지를요 이렇게 쭈욱 찢어서 공을 만들고 두 장을 꽈배기처럼 꽈서 모아주셔야 합니다.

모두 네개의 상에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학생들로 와글대기 시작했다. 나도 한손을 못쓰시는 구복동 할아버지와 했다. 한손이시라 찢는것도 여의치 않으신다. 조금 찢어 자리를 만들어 놓으면 할아버지께서 잡아채시고 나는 반대편에서 신문지를 잡고 있으면 된다.

공만들기와 꽤배기만들기.

찢어진 신문지를 그냥 드렸더니 하실수가 없다. 어느정도 돌돌 말아서 주시니 그제서야 둥글게 말아 주신다. 성글게 덩어리 만들어 드리며 할아버지는 돌돌말고 처음보다 몇번 하시더니 훨씬 열의있게 하신다. 할아버지께서 재미를 가지시니 나도 재밌다. 꽈배기 말기도 함께 만들고 풀칠에 나무, 틈만 보이면 할아버지께선 동그리를 붙이신다.

할아버지 침 흘리셨는데 닦아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 08/ 10/ 28

미술로 담은 당신의 생애 전시회 당번

 

비번날에는  미당생전시회가 있는 전시장 당번이다. 당번이래야 나뿐이니 내 비번 날에는 무조건 당번이다. 그래도 민예총 공간이 편하게 있을수 있는 곳이라서 다행이고 오늘도 민예총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미술치료기법이라는 책을 보가나 했다. 그리고 나무-집-사람 그리기를 했다. 미술치료 기법에 나오는 거다. 주영, 기택, 경영, 문선, 나 이렇게 같이 그려 보았다. 그리긴 했는데 하하하~ 이래서 이렇다는 진단이 안나오고 그러니 더더욱 치료도 없다는, 뭐 이래 하는데 나도 내그림 진단이 안되는데 뭘 하하하~~~ 무슨 치료, 암튼 열심히 그렸으면 되었지. 그리고 있는데 창길이 들어오다가 진지한 모습들을 보고 뭐 하냐고 했었다.

기다렸던  000 샘이 오셨다. 누군가 왔다기에 가보니 이미 전시는 다 보셨다고 한다. 어~설명도 해드려야 하는데 했는데...이미 보셔서 아시겠다고 좋다고 하신다. 8회차 프로그램이 4개 요양원이다, 한군데 8회로는 너무 짧다고 했고 샘도 1회차의 공연보다는 더 의미있다고 하신다. 8회 할 때도 다들 더 길게 해줬으면 했었는데 내년에는 그렇게 해보자고 했었다. 덕화도 협성원도 특히 소망의 집은 정말이지 길게 해야 하는데...

어르신들께서는 1년내내 요양원에만 갖혀 계신다. 이럴때일수록 대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미술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무엇을 잘 그리고 잘 만들고를 떠나서 어르신과의 대화, 함께하기, 크레파스이던 찰흙이던 만지고 조물락거리고 그려보는것이 소중하다. 가만 계시는 어르신들께 비록 짧은 8회나마 생애를 되돌아보시고 다시 보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전시를 여러사람에게 알렸으면 하시는데 나역시 그렇다. 신문에 어찌 기사를 내달라고 해봐야 하나. 그리고 순회전시를 하면 좋으련만....쩝, 전시장은 3층이고 엘리베이터도 없다는게 너무 아쉽다. 아쉽다. 다시 길게 진지하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