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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이벤트사업을 중단하고 새로운 예산안을 짜라~!!

왕거미지누 2005. 11. 28. 17:35
성명서]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이벤트 사업을 중단하고

기초예술과 문화예술 컨텐츠 개발 및 자발적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예산안을 새롭게 작성하라!


현재 인천시의회에 제출된 2006년 인천시 문화예술 부문 예산안은 인천 문화예술의 발전을 꿈꿔 온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깊은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 도대체 인천시는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어떤 전망과 지향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예산안에 의하면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에 필요한 기초예술과 문화예술 컨텐츠 개발을 위한 안정적인 투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졸속 대규모 이벤트 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발성 이벤트를 통해 시민의 문화적 빈곤감을 치유하고 일거에 문화도시로서의 인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비문화적이다. 차기를 노리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이해가 작용한 것이 아닌지 더욱 의심스럽다. 정치적 이해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에 투자하는 진정한 리더는 아직 요원한 꿈인가?


특히 문제가 되는 사업은 “인천 & 아츠”나 “송도 락 페스티벌” 같은 대규모 이벤트성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시민 혈세의 낭비이자 인천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던 또 하나의 ‘전례’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총 100억원을 투여하는 “인천 & 아츠 사업”은 무리한 예산 집행과 인천 거주 음악인을 배제한 운영방식으로 인해 이미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사업 자체가 2005년 7월에 추경예산을 세워 갑자기 추진되고 있는 졸속 행정의 표본이다. 2006년 7월 27일부터 3박 4일 동안 진행될 계획인 “송도 락 페스티벌 사업” 역시 시민사회의 참여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문제이다.


반면, 인천의 전체 문화예술인과 시민의 문화적 질을 높이기 위해 2004년에 출범한 인천문화재단에 대해서는 애초에 2006년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사업비를 책정하고, “문화예술창작활동 활성화, 시민문화활동 활성화, 지역 문화정체성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문화예술육성지원금은 10억원으로 수백건의 사업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인천광역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 9조 2항은 “(인천문화재단의) 적립기금은 2010년까지 1000억원을 조성하되 시장은 1,000억원이 조성될 때까지 매년 60억 원 이상씩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예산서에는 적립금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하여 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거대한 개발사업을 정당화할 때마다, 인천시는 지역구성원 전체에게 혜택이 돌아 갈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예언해 왔다. 그렇지만, 10여 년이 지난 오늘 ‘장밋빛 현실’ 대신 문화적 빈곤감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혹자는 지난 10년 간 인천문화예술영역의 암울함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우울하게 진단하곤 한다. 문화예술을 대형 지역개발사업에 비해 하찮게 취급하거나 그 하위 수단으로 간주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천시민의 삶의 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을 속성 재배 가능한 상품으로 생각하는 조급주의와 편의주의야말로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앞날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문화예술의 성숙은 단발성 이벤트 행사나 과시적인 시설 확충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시민과 문화예술인의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문화활동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이 축적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문화란 “사회적 삶의 상징적 영역”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화의 발전은 문화 그 자체의 민주적 재편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문화도시는 민주주의의 성숙을 전제로 한다.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민주주의 가치의 확산, 문화예술정책의 기획 및 집행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참여 보장 역시 문화예술적 역량의 축적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공론의 ?! 揚? 통하지 않고 결정된 사업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인천시는 전체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요구사항 -


첫째, 이벤트 위주의 근시안적 사업을 중단하고 기초예술과 문화예술 컨텐츠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예산안을 새롭게 마련하라!

둘째,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단발성 사업은 시민 참여를 보장하는 가운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셋째, 조례에 명시되어 있는 인천문화재단 적립금을 반드시 적립하라!

넷째, 인천시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문화예술 관련 예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통합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



2005년 11월 24일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인천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