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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네이야기◀/♥지누네 이야기

퇴근 길을 걷다

왕거미지누 2006. 5. 4. 00:51

퇴근할 무렵, 20분쯤 전인가 계양청소년수련관 영은샘한테서 전화가 왔다

견적항목이 달라서 다시 해달라는 것이다

우리것에는 조공항목이 있고 타견적에는 화공만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더군다나 그 조공항목을 만든것은 수련관의 요청을 어거지로 꿰맞추다보니 생긴것인데...말이다

이럴라면 없던일로 하겠다고 했다

아니 이걸루 일당이라도 나오는 것이라면 말이 다르지만

말그대로 순전히 날로 잡수시는 분들이 그렇게 하면 안되잖는가

더구나 기분나쁜것은 그 분들이 자신들의 월급을 절반이라도 내놓아

좋은일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분이 아주 꽝되었다

기분이 아아주 지랄스럽게 되었다

쒸이~~~

그래서 택한것은 집까지 걸어가기.....???
그냥 분이 안풀려서 어찌할바를 몰라서

마음이 풀릴때까지 아무렇게나 그냥 걷자고 한것이다

 

선학공부방 밑그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그냥 집으로 가서 밑그림을 해야하나 싶다가

홍이가 하기로 해서 ...내친김 걷기로 했다

 

걷다

걷다

내리 걷다

맨처음엔 그냥 걷다가 마침 가방의 디카가 생각나 꺼내들었다

어두어져 가는 나뭇잎과

어두어져 가는 도시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하나씩 하나씩 찍었다

찍으면서도 무슨 말을 달아야 할까 나름대로 므흣한 고민도 하고

배터리가 없어서 수퍼 찾으러 돌다가 편의점에서 1천원이나 비싸게 건전지를 샀고

화장실이 없어서 -도대체 건물의 화장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결국 밭을 옆에 낀 도로가 덤블 사이로 슬쩍 쉬아도 했다

 

걷다가 보다가 찍다가 하다보니 시간은 계속 가버리고

그냥 보통걸음으로 2시가30분이면 집까지 왔을 거리를

4시간이나 걸려서 집으로 왔다

......ㅎㅎㅎ 마지막 두정거장 버스타고 왔다

집까지 죄다 걸으면 미친@&# 같아 두정거장만이라도 버스를 탄것이다

ㅋㅋㅋㅋ 그래 다 걸어온거 아니고 두정거장은 버스를 탄거다

 

걷다

걷다

걷고나니 다리아프다

하얀누리가 발바닥을 밟아줬다 종아리도 주물러줬다 덕분에 괜찮다

오는 도중 찍은 사진중에 그림그리고 싶을 사진도 있으리라 기대가 크다

그리고 5년만엔가 다시 걸어서 퇴근했으니 이전 퇴근길도 생각들 났다

걷다보니 같은 길을 같은 건널목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시간나면 다른 길로 퇴근해보리라

네시간이 걸리면 어떻고

다섯시간이 걸리면 어떻겠는가

집에와서는 왜 걷게 되었는지 별로 생각도 안나고

석바위 지하상가에서 아내줄 곱창머리끈도 샀다 하하~!!

 

왜 걸었는지 몰라도 다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