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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미술18호] 집으로 가는길(2004)

왕거미지누 2006. 10. 6. 07:05
[집으로 가는 길]
'벽화가 있는 열우물 길' 2차 벽화프로젝트 보고서
                                                    2004.11.10 작성 이진우
                                                    인천희망그리기(http://cafe.daum.net/10umulgil)

<들어가는 말>
이 글은 지난 2002년 제1차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 벽화프로젝트에 이어서 올 5월에 진행된 2004년 제2차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 벽화제작 프로젝트 때 카페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을 모은 것이며 처음 계획과 달리 진행된 것들은 날짜 등을 조정하여 새로이 맞춰 적어놓았습니다.

가>'벽화가 있는 열우물 길' 프로젝트의 취지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선린교회 사거리에서 부평여상 사이의 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자락을 차지해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 수출 5, 6공단이 들어서자 일터를 좇아 노동자 가족들이 모여들면서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급작스레 커진 곳입니다.
동네 초입에 제법 그럴싸한 벽돌 건물들이 여러 채 들어서 있어 예전 산동네의 모습은 많이 벗어나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낡아 세도 안 나가는 빈집, 빈방들이 많고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아 동네는 갈수록 썰렁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 대다수가 원해서 지난 1997년 12월에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로 지정되기까지 했으나 IMF국제금융 위기에 맞물린 탓인지 사업자로 나서야 할 대한주택공사가 인천에는 미분양 아파트도 남아돌고 이 동네의 경우 개발해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하기를 거부해 1999년 12월 지구 지정이 해제된 상태입니다. 그런 이후에 동네에는 파란색 양철지붕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곧 개발되겠지 되겠지 하며 비 새는 집, 금간 벽들을 버텨 왔던 집주인, 세입자들이 이젠 개발도 안되니 어쩔 수 없이 비 새는 지붕만이라도 새로 간 것이랍니다. 그리고 부평구청에서 소방도를 낸다며 일부의 집들을 헐어내고 그 집터를 메꾸고 있어서 동네가 전체적으로 조금 어수선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햇볕조차 가리며 골목 옆으로 다닥다닥 붙은 집들, 가진 것 없는 이들은 경제가 풀렸다 해도 점점 더 가난해져 장사도 안 되고, 후진 동네라고 외국인 노동자들 빼곤 세들기도 꺼려하는 곳, 주변을 에둘러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들은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시리게만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뛰어 놀고, 없는 사람들에겐 여기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학생수가 많아 저학년은 2부제 수업을 하고, 이웃 동네에 십정시장(새시장)이 들어서면서 구시장으로 밀리긴 했지만, 십정동에 시장터 라고 불릴 만큼 상가가 번영했던 곳, 그 시절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우리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벽화가 있는 열우물 길' 벽화제작 프로젝트는 이러한 십정동의 길 담벽에 벽화를 하려는 것입니다.
벽화제작은 열우물 동네의 환경을 아름답게, 열우물 길과 벽을 깔끔하고 개성과 생동감이 담긴 벽으로, 활기찬 지역을 만들어 내는 상징으로 될 것입니다. 또한 이렇듯 그림으로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되고 이를 통하여 주민들의 삶, 우리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윤택하도록 각자의 마음들을 나누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는 이들과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작업하는 속에서 그것이 벽이든, 그것이 그냥 벽화를 하는 기술이든, 그것이 그냥 한 두 푼이든, 아니면 그냥 따뜻한 말 한 마디이든 함께 나누는 속에서 공동체 사회를 향한 작지만 아름다운 시작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나>벽화제작의 목적
-열우물 길의 벽화그리기를 통한 지역정서의 환기
-공동작업과 벽화나눔을 통한 공동체성 지향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미술의 사회참여를 통한 공공성 회복

다>벽화의 주제와 제작
현재 조사된 벽은 모두 17곳의 벽입니다. 5곳의 벽은 지난 2002년 1차 벽화프로젝트 때 작업했던 벽화를 벗겨진 부분 등을 보수하는 것이고 12곳의 벽은 새로 그리는 곳입니다. 지난번 벽화가 '안성길' 일대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신덕1길'을 주로 하며 지난번의 안성길에도 추가된 벽면에 작업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작업할 벽면들은 상정초등학교와 바로 가까이 있어 아침이면 많은 아이들과 또 출근하는 어른들이 오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길을 면하여 빈터를 두고 있기에 멀리서도 조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다시 집으로 가는 길, 마을을 얼굴의 되어주는 벽, 여기에는 마을사람들의 삶이 담겨야 합니다.
이번 벽화의 이름은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파하여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또한 직장을 다니는 이가 집으로 가는 길 역시 가족이 있는 곳입니다. 사랑과 휴식과 매일매일의 활기찬 출발을 이루는 곳, 이번 벽화는 바로 이러한 가족에의 희망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아울러 벽화는 열우물길의 주민들의 삶고 밀접한 정서적 접근과 형태적 접근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작업은 벽화기획에서부터 밑그림작업, 현장에서의 벽화제작에까지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 정서에 부합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벽화가 진행될 벽을 보고 프로젝트가 진행될 길과 주변환경, 지역정서를 살펴보고 밑그림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라>밑그림 제안 (정리:밑그림총괄팀)
그동안의 밑그림 모임에서 있었던 논의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먼저 1차 벽화가 그려진 길과 2차 벽화가 그려질 신덕길의 길의 모양이 다름으로 그 다름은 2차 벽화가 진행될 신덕길은 길의 모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길의 모양이고 1차 벽화가 진행되었던 곳은 길의 모양이 굽어진 길이라서 벽화가 따로 따로 보여진다는 점입니다.
그럼으로 신덕길의 벽화는 전체적인 통일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단색으로 통일된 느낌이 아니라 톤의 변화를 통해 각각의 집에 색을 지정하여
전체적인 색감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벽화가 그려질 벽면을 어우러지게 통일을 시킨 후에 벽화가 그려지는 단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2차에서 벽화가 그려질 내용은 여백을 많이 살려서 산만하거나 복잡한 느낌을 피하는 것입니다.
열우물길의 벽의 모양은 좁은 면에 창문과 대문과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로 인하여 많은 면이 분할되어 있음으로 벽화가 그려지는 면을 빼곡히 채우는 것 보다는 여백을 많이 살려서 산만하고 복잡한 느낌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림의 형식에 있어서 일러스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캐릭터나 삽화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그림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와 어우러지는 그림을 구상할 때 너무 추상적이거나 일러스트 같은 요소를 배제시켜서 지역 주민들에게 좀 더 사실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물이 들어가는 그림이 된다면 그 인물을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그림으로 그려 넣어 보다 더 친근하고 정감 있는 그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림의 구성에 있어서 벽화가 그려지는 열 우물길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이나 판타지적이거나 편화적인 내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캐릭터의 도용이나 다른 곳에서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보다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순수 창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림의 소재나 형식에 있어서 벽화가 그려질 공간을 잘 이해하고 벽의 모양과 생김새도 중요하지만 열 우물길의 동네의 모습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의 어울러짐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임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마>프로젝트 참여작가 공모
-벽화명: '집으로 가는 길'
-벽화제작기간: 2004.5.5∼29
-벽화제작 사전 바탕조정작업 : 2004. 4.26∼5.4
-참여대상: 연령, 지역, 전공불문,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2인 이상의 팀
-참여방법: (카페 게시판에서)참가신청 후 차후 밑그림 모임참석 및 밑그림 제출

바>진행일정(아래일정은 실제 진행된 일정에 맞추어 기록하였습니다)
3월 27일(토): 기획안 작성 및 배포 (인터넷)
4월 03일(토): 참여신청 /벽화참여자 첫번째 모임-벽화지역탐방, 밑그림제안서 설명
4월 10일(토): 참여팀 선정/ 통보
4월 17일(토): 참여팀 밑그림모임
5월 1(토): 참여팀 밑그림모임/ 밑그림 제출마감 /물품입수
5월 3일(월): 벽 바탕조정작업, 바탕칠작업
5월 5일(수): 전 벽면 스케치 및 각 팀별 채색작업
5월 6일(목): 벽화작업
5월 7일(금): 에스원참여 벽화작업/ 대문벽, 합판벽, 해님공부방 벽 완성
5월 8일(토): 각 팀별 벽화작업
5월 16일(일): 벽화작업
5월 23일(일): 벽화작업
5월 27일(목): 주차장 벽면 '해님공부방' 아이들이 벽화제작
5월 29일(토): 벽화작업 및 현장 마무리 정리

바>보수 혹은 신규, 재신규 벽면 명단
1)보수만하는 벽들----총5곳
-1차 6번벽
-1차 5번벽
-해님공부방
-1차 1번벽
-1차 16번벽
2)새로그리기 및 다시그리기-- 총12곳
-1차 11번벽
-1차 12번벽
-안성길 8호
-신덕1길 90호(1차 2번벽)
-신덕1길 90호(1차 17번벽)
-신덕1길 92호(1차 17번벽)
-신덕1길 98호
-신덕1길 102, 104호
-신덕1길 106호, 안성5길 31호
-신덕1길 대문집
-신덕1길 합판가림벽
-신덕1길 주차장벽

사>벽화제작참여와 후원자들
주관: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 추진위원회
주최: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 에스원
협찬: (주)영진도장방수건설, (주)시티건설
후원: 해님방, 선린감리교회, 남인천신용협동조합, 십정1동사무소, 주민자치워원회, 의용소방대, 방위협의회, 해님방 자부회
벽화제작참여자들: 두레박, 오백원, 결나목, 이기영, 벽화쟁이, 몽이엄마, 주리, 네하, 거리의미술, 잿빛하늘, 주바라기, 상식밖의클럽, 말줄임표, 핑크타이어, 몽, 몽친구, 블루, 연분홍빛, 마린, 에디타, 티티카카, 까미유클로델, 캔들러, 진성공주, 진땡, 바다만, 은주리, 다큰공주, 뮤테이션, 팬더, 뺑끼쟁이, 흥미진진, 리랑, 토마기, 구멍가게, 스콜피오, 수산나, 머병민, 풍경소리, 십정1동 청년들, 마을 주민분들, 해님공부방아이들, 삼성에스원 직원분들....

<벽화작업을 마치고서>
원래의 일정이 5월 5일에서 9일까지 5일간에 걸쳐 집중하여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9일 중요한 채색과 마무리 작업에서 비가 오는 바람에 전체일정이 변경되면서 5월 한달을 끌어갔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 하는 작업일수록 일정조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하는 벽화작업은 기획초기부터 예정되어있었는데 맨처음 하기로 했던 112번벽이 무산되면서 합판벽으로 하려고 했다가 결국은 주차장 벽면에 하게 되었는데 결과로는 훨씬 잘된 작업이 나왔지만 합판벽에 벽화를 할것인지 논란이 되었다. 합판벽에는 꽃 그림이 들어갔으며 이 역시 결과는 훨씬 좋게 나타났다. 아울러 2차 프로젝트는 열우물길 카페와 삼성에스원의 공동주최임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전반에서 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으며 에스원과의 일정조정이 계속 변경되면서 내부적으로 혼란이 더하여졌다.
2회에 걸친 벽화작업은 주민들이 더 이상 벽화를 거부감없게 하였다. 벽화제작을 위한 동의를 받으러 다니는 와중에 파악 할 수 있었던 것은 열우물길 벽화프로젝트가 동네를 동네답게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오늘에도 아이들은 벽화가 있는 길을 지나 학교를 다녀오며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 역시 아침저녁으로 보는 그림이다 . 이제 벽화는 십정동 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배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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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인천민족미술인협회 기관지 황해미술에 투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