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미술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공공미술, 마을미술,벽화,타일벽화,문화예술교육,벽화강좌,참여미술,거미동,기업사회공헌활동

▶공공미술-타일벽화◀/거미이야기

동춘동 소암마을 벽화그리기를 하면서

왕거미지누 2009. 7. 12. 23:49

 

그냥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작은 바램이었다

올해가 12회째가 되는 황해미술제의 현장탐사로

동춘동 소암마을을 돌아보면서 벽을 만났다

삶의 밭이었던 갯벌을 내줬더니

이제는 그 갯벌에 들어선 건축물들이

오히려 마을을 내쫓으려 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래서 모두가 함께하는 벽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희망그리기의 많은 이들과 마을주민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벽화를..

소암마을을 다시 방문하고

답사차 다시 방문하고

벽면 바탕작업-청소,바인더칠,몰탈.퍼티메꿈-차 다시 방문하고

주민과의 모임에 벽화,걸개작업을 알리기 위해 다시 방문하고

작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방문은 필수

무엇보다 나와 그 벽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

어느곳이나 마음아리지 않는 곳이 없겠느냐마는

소암마을 역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생계터전을 빼앗기고

삶의터전마저 내주어야 하는데 어줍잖게 마음이 아린다

왜 도시의 행정이

도시공간의 계획이

토건업자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것인가

그들의 본질이 그러하겠지만 모두를 위한 계획과 행정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들의 요구와 투쟁으로만 가능한 법이다

그런데 나는 바라기는 할뿐 온몸으로 맞싸울 마음이 없다

그냥 그저 안타까운 마음에 벽화를 하고자 할뿐이다

이게 힘이 될까, 위로는 될까

나눔미술, 희망그리기의 모토이다

뭐 내가 말하는 나의 모토이기도 하고

소암마을의 벽화와 걸개그림그리기는 우리의 마음들을 나누는

나눔미술이기도 하고 연대의 미술이기도 할테다

아니 이런말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 그런데 걸개그림을 그릴 그 벽면에 아무것도 하지 말란다

재개발을 위한 재벌계열 건설사, 지방자체단체,토건업자의 의견이 아니라

주민조직인 철거대책위 사람들의 말이다

그것도 욕설과 함께 들려오는 말이다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어떡하나 이야길 잘해봐야 하나

주민조직 두단위가 잘 합의를 볼것같지도 않고

오히려 큰목소리로 싸운다

심연에서 슬픔이 밀려온다

 

용산참사를 겪은데서도 두개로 갈라졌다고 한다

사람을 죽인 저들은 갈라지지 않았는데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어찌하여 갈라진단 말인가

이런거겠지 이런 안타까움

벽화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걸개랑 했다면 한장소에서 이뤄질 작업이

걸개가 무산되면서 급조된 새로운 벽화작업

박짓뿔동네의 반장님댁 벽면에 걸개그림 시안을 이용해 벽화를 하면서

멀리 떨어진 동네인지라 차량이동이라

벽화를 점검도 진행도 어려웠다

그래도 홍이에게 전체를 맡기고

액자그림은 벽화장이, 루시퍼,마사에게 맡겼기에 조금 안심을 했다

그러나 박짓뿔에서의 작업이 여섯명이 오붓하게 일사천리로 되었다면

메인벽화는 너무 사람이 많아서 경황없이 작업중이었다

참여자가 20명, 아니 30명이 넘으니 누가누구고

누가 뭘하고 누가 뭘하는지 그야말로 경황이 없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업의 주요한 관성이라면

그냥 다들 저 알아서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순서를 밟아서 한다면 좀더 효율적이겠지만

많은 희망그리기의 회원들과 마을주민, 아이들의 신나는 참여는

순서와 효율로만 볼게 아니다

그냥 다들 알아서 즐겁게 하고 있는것이다

보기 좋은 풍경이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내게 왜 희망그리기를 운영하느냐고

늘 고생스럽다고 하면서 하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 아름다운 광경이 주는 감동때문이라고 주저없이

마구마구 말하겠다 근데 정말 묻지 않는다

이 아름다운 아이들의 미소와 붓질

어찌 아니 감동적이겠는가

모처럼 등장한 쌍화탕의 열중하는 모습과 미소와 같을지니

 

이제는 기본채색은 모두다 끝이 났다

마무리는 좀더 정교함을 가져야 한다

참여에서의 모두의 활력이 주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는 약간의  팁을 주어야지 않을까

벽화가 완성되어 마을공간에서 늘 활기참을 종알거리지 않을까

마을사람들이 수천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활기를 주고 아이들에겐 신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