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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광양 어린이들과 미래 벽화 작업 후기

왕거미지누 2009. 10. 13. 12:31

광양 벽화

2009.10.10

 

 3일간의 춘천작업으로 이미 쳐진 몸둥아리를 이끌고 찬이슬이 한껏 위세를 드높이던 강원도의 새벽2시, 운전대를 주거니 받거니

벽화장이님과 필자는 그렇게 밤새 고속도로를 달렸다. 어느덧 따뜻한 아침 햇살이 찬기운을 집어 삼킬때 쯤 우리는 광양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은 마침 한가한 토요일을 즐기는 직장인 축구인들의 시합이 한창이었다. 따뜻한 햇살에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로

인해 잠시 고됨을 잊고 광양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O.T중인 거리의 미술

 

 9시가 좀 지나서 각 지역의 자원 봉사자님들과의 첫 대면이 있었고 서로의 소개 및 작업의 방향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데면데면한 시간은 잠시 보양작업을 시작 할 때 쯤 어느덧 서로의 얼굴에는 웃음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가득 하였다. 어찌

보면 정말이지 상투적인 작업이 보양작업이다. 그렇지만 또한 가장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께서는 첨 해보는

작업인지 조금 신기해 하시기도 하시고 관심있어 하시는 모습에 얼마지나지 않아 그 많은 보양을 해치울 수 있었다.

 

 

 

 

                                                                                   보양 작업중

 

 보양작업이 끝난뒤 스케치는 거리의 미술에서 맡게 되었다. 필자와 이번 첫 만남을 가진 혁이라는 동생, 그리고 벽화장이님이 빠른 

시간에 스케치를 잡아 나갔고 오래지 않아 시안대로 스케치가 완성 되었다. 자원 봉사 선생님들께서는 하나 둘 붓을 들고 바탕을

칠하며 밑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하늘을 3톤으로 나누어 번호를 매기고 번호에 맞는 색을 칠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으며 하나같이

즐거운 모습으로 일들을 하였다.

 

 

 

  

 밑그림 채색중

 

 작업중에 광양시장님도 잠시 왔다 가셨다. 쿨럭 ㅡ.,ㅡ

 

작업시간이 조금 늦어진 것이 비단 광양시장의 출현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으나 암튼 아이들이 도착하고도 여분의 시간동안

계속 밑그림 작업을 해야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삼삼오오 모여 노는 아이들과 제 멋대로 뛰노는 아이들의 시간이 길게만 느낀

것은 나뿐 이었을까.이런 저런 연유로 늦어진 만큼 오늘의 주인공들인 아이들이 붓을 들기 시작 했을땐 그들을 지켜 보는것만으로도     하루의, 아니 몇 일간의 고단함이 눈 녹듯이 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물감과 붓을 나눠주고 있는 벽화장이, 혁군 

 

 

 

 

 

 

 

 아이들의 그림순서가 끝이나고는 다시 우리들의 작업이 속행되었다. 마무리를 잘 짓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금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거리의 미술이 깔끔하게 색을 더하고 잘라내는 작업과 코팅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하루동안의 즐거운

 행복이 멋진 벽화가 되어서 그 자리에서 그렇게 우리를 기다릴 것임에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완성된 벽화 - 해가 지기전 작업을 해야 했으므로 더 많은 사진은 전문 촬영팀에게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루

 살아가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반듯이 만나는 사람들과 만나지 못할 사람들 또는 잠시 조우하고

잊혀지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아니 어느 누구나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에

서로다른  경험을 하며 생각하고 판단하고 주장하는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그들과 단시간에 화합하는 것은 정말이지

난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억지스러울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벽화를 하면서 이 둘을 모두 얻었다.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고 벽화라는 특정 목적에 의해 서로

화합하기가 좀처럼 어려운 일이 아닌게 된 것이다. 또한 일시적이고 한계성을 지닌 구두의 언어나 문자로 표현 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보존시키고 정착해 그곳에 가면 언제라도 추억 할 수 있으니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지엽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획일적이고 이기적이고 분절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목소리는 그저 공염불(空念佛)에 불가

(不可) 하지만 다인(多人)이 만들어 낸 벽화라는 미적 모뉴멘트는 그 곳에서 항상 우리를 기다리며 바라보고 있다. 그 아우성은 우뢰

와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이들이 그려낸 한 칸 한 칸의 그림은 개인의 그림으로는 크게 주목 받지 못 할 수도 있겠지만 몇 십

명의 아이들의 자신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그려낸 많은 수의 작품은 또 하나의  덩어리가 되고 미적 모뉴멘트가 된다. 우뢰와 같은

아우성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시간, 그 장소 필자와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서두에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댄 이야기들은

아마도 이 말을 하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모든 봉사자 선생님들과 맑고 밝게 자랐으면 하는 우리 아이

들, 필자가 잠시 빌려 사는 이 곳에서 더한 기쁨으로 스스로 천직이라 여기는 것에 또 한번 답변을 해 주시니 고개 숙여 감사다고

말하고 싶다.

 

 

출처 : 인천 희망그리기
글쓴이 : 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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