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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과 마을공동체의 부활을 꿈꾸는 곳

왕거미지누 2013. 3. 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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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과 마을공동체의 부활을 꿈꾸는 곳

  • 시간이 멈춰진 소뿔 마을, 우각로 문화마을을 가다
  • 13-03-01 13:56ㅣ 권창식 (hyena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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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과 대안연구소 -  인천in 협약기사>
     
    남구 숭의동 109번지 전도관 지역숭의동 일대에서 가장 높은 이 언덕 꼭대기 도원고개에는 주변 집들과는 완전히 다른 양태의 건물이 하나 있다그야말로 이스라엘에나 있을 법한 노랗고 커다란 교회건물이 그것이다20년전까지만 해도 하느님 나라에 가기를 원하는, 혹은 지상에서 천국을 건설하기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기도와 찬송가를 드높이던 곳이다동네 아래 철길 건너편에는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야구장과 시립종합경기장이 있어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응원함성이 울려 퍼지던 동네다프로야구 경기가 있을 때는 높은 교회언덕에서 먼발치에서 나마 돈을 내지 않고도 야구경기를 모두 지켜볼 수 있어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명당 중의 명당이었다세월은 흘렀고 그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고 교회 다니던 아줌마들은 할머니들이 되었다.
    그 무렵 집들도 동네도 나이를 먹었다제멋대로 지어진 허술한 집들과 삐뚤삐뚤 좁은 골목은 불편하기만 했다.마땅히 떠날 형편도 못되고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사람들은 그냥 눌러앉아 살 수밖에 없었다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건너 마을 송현동의 수도국산 지역은 그 사이 천지개벽이 이루어졌다낡은 집들을 모두 부수고 삐까뻔쩍한 아파트 숲이 세워진 것이다들리는 풍문에 따르면, 그 동네 사람들 중에 그 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은 열에 한 둘 정도란다새집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가 다른 동네에서 온 사람들이다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동네사람들은 우리 동네도 곧 저렇게 변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2004년 재개발 조합을 세운다.
    하지만 그로부터 벌써 10년이 가까워 오도록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그 사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동네를 하나 둘 떠났고남은 사람들은 혼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가정 뿐이다사람들이 떠나면서 열 집에 두세 집은 비게 되었다쓰러져가는 빈집은 어느새 비행청소년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거나 노숙자,성범죄자들이 차지하게 되었다급기야 도화지구대에서 특별순찰구역으로 선포하리 만큼 악명 높은 우범지역이 된 것이다.
    그랬던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은 예술인들이 입주하면서 부터다예술인들은 먼저 우중충하게 버려져 흉물스럽던 담장과 건물 벽에 알록달록한 페인트로 그림을 그렸다이것 하나만으로도 동네분위기는 확 살아났다서울의 혜화동 '이화마을'과 홍제동 '개미마을'이 벽화 덕분에 유명해졌다고 하고남해안의 통영시 '동피랑 마을'은 벽화를 보기위해 마을을 찾는 사람들로 관광수입까지 챙기고 있다고 한다그 마을들처럼 우리 우각로 마을도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떠나고 싶은 마을에서 가보고 싶은 마을'로 바뀌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지금 이 마을에서는 예술인들과 남구의제21 관계자들이 함께 일하며 마을공동체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그간 빈집 무너진 집 청소부터 시작해서 도서관 운영(4천권이상), 아이들 교육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예·공예 수업,어르신 영정사진 촬영과 액자작업전도관 건물내 연극수업문화축제게스트하우스 운영실버악단 운영 등 하고 있는 일들은 말로 다하기 숨찰 정도다.
    최근에는 우각로 문화마을의 상징인 소 뿔 모양의 마스코트 캐릭터 상품을 통해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예술인들이 연습삼아 벽화를 그리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퇴락해가던 골목길에서 도시재생운동의 발상지로 부상하고자 하는 것이다사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다초기에는 재개발 조합의 반대 때문에 입주 예술인들과 행정에 의한 우각로 문화마을’ 제안이 수차례 무산되었다고 한다하지만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마을만들기 활동가들의 활동과 설득에 조합도 동의해주었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조합과의 계약서상에 재개발 진행 방해 금지 및 조건 없는 철수’ 등이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결국 하루아침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이제 어느정도 자리잡아 가는 예술가와 활동가들 그리고 주민들의 예쁜 실험들이 인천 구도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후죽순격의 재개발조합 난립과 연이은 파산과는 달리 원도심지역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관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