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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드론’ 나르샤 ④산곡동 영단주택 골목

왕거미지누 2018. 4. 6. 00:25

홍승훈의 ‘드론’ 나르샤 ④산곡동 영단주택 골목
일제의 수탈 흔적, 노동자 집단 주택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옛 미추홀신협건물의 일부가 보인다. 현재는 이곳이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부평 롯데마트 길 건너 산곡1동에 들어서면 자로 잰 듯한 10여 개의 골목이 나온다. 골목길 입구에 서면 끝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골목길 기다랗다. 두부를 자른 것처럼 반듯한 골목에 똑같이 생긴 집들이 빈틈없이 일렬로 도열해 있다. 일제는 조병창과 조선베아링 등 군수기지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위해 1941년 조선주택영단을 설립해 다섯 가지 표준형 주택을 설계했다.


20~15평 규모의 갑(甲)형, 을(乙)형은 일본인들을 위한 단독주택이었고 10~6평의 병(丙)형 이하는 한국인을 위한 집단주택이었다. 집단주택은 말이 주택이지 수용소와 다름없었다. 산곡동의 주택은 신사택과 구사택으로 구분된다. 구사택은 벽돌로, 신사택은 블록으로 지어졌다. 특이한 점은 적게는 6개 많게는 12개의 집이 한통으로 연결된 기와지붕을 이고 살았다는 것이다. 건축비와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한 방편인 듯하다.

 

좁고 긴 골목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불현듯 이른 새벽 군복 같은 작업복에 각반을 찬 수많은 노동자들이 ‘벤또’를 하나씩 들고 군수공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산곡1동사무소 옥상에 올라가서 단지를 내려다보니 마치 틀로 찍어낸 기와집들이 다닥다닥 어깨를 끼고 있다. 그렇게 그 집들은 70년의 세월을 보냈다.


(드론 촬영 / 프리랜서 사진가 홍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