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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이것저것◀/이진우의 동네걸음

이진우의 동네걸음(22)-산곡동의 골목, 여기가 얼마나 멋있어졌는데

왕거미지누 2021. 10. 4. 00:05

이진우의 동네걸음(22)-산곡동의 골목, 여기가 얼마나 멋있어졌는데

 

부평구 산곡1동 길주로 354번길 주위의 동네는 가로세로 줄지어선 주택들이 있다. 똑같이 생긴 집들이 빈틈없이 서 있는 모습은 구도심지역치고는 자연스럽게 생긴 동네는 아니라는걸 바로 알게한다. 1941년 일제가 조병창과 조선베아링 등 군수기지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위해 조선영단주택을 설립해서 생겨난 동네이며 6~70년대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 웅성웅성 거렸다고 한다.

지난해 이 동네의 한골목에 벽화를 그리자고 제안하였다.

 

벽주인이신 할아버지와 오늘 이야길 나눴는데 재개발한다는데 벽화를 왜 하냐 하시네요. 심지어 타일벽화를 한다니깐 그렇게 돈 들여서 왜 하느냐고도 하시네요. 할아버지는 지금은 몸이 불편해서 일을 하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은 긍정적으로 지내시는 합니다. 주택의 벽에 칠을 매년 하시는데 막상 벗겨 내는 게 아니라 덧칠만 하셔서 벽화를 한다면 아마도 많이 벗겨내고 칠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마주 보는 건너편 집의 벽에도 그냥 하라고 하시네요. 바로 옆집에도 시커먼 벽이 있어 도색이라고 해야겠다 싶은데 아직 동의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3군데 주택의 벽면에 작업하게 되는 제법 작업량이 많게 되었습니다만

타일벽화 외에는 디자인이 은은하게 혹은 잔잔하게 들어간 벽화를 해야지 않는가 싶네요. (2020. 4. 27)

 

[산곡동의 골목에서 벽화하는 사람들]



동화책이 먼저 스케치를 하러 가고

물품을 다 같이 나르고 벽화를 합니다

윤할아부지네 벽에는 새 두마리가 담기고 꽃들이 타일벽화로 담깁니다.

건너편 집 벽에는 라인드로잉식으로 꽃이 담깁니다.

미용실집 벽에는 꽃밭을 스리슬쩍 넣고

비가 올 거는 아니지만 와버릴까 잠깐 고민하게 만드는 몇 방울의 비

그래도 벽화를 이번에는 3일 간에 걸쳐서 해서

일정의 부담감은 그나마 없이 잘 마쳤습니다.

동네는 여전히 재개발세개발네개발하고 있는데

사는 날은 그래도 대충 버려버리는 공간이 아니라

애정이 담긴 마을에서 지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거미동의 마음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벽화가 있는 산곡동의 골목과 벨르썸]

 

 

윤덕원 할아버지 - 동네가 멋있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멋지다고 한다.

박00 벨르썸 카페주인 - 골목이 따뜻하고 정감있고 깔끔해졌다. 벽화에 참여했기에 기분이 좋다.

코로나19 시기에 맞춰 참여자를 10명으로 제한하여 3일간에 걸쳐서 3개주택의 벽면에 타일벽화, 페인팅 벽화를 하였다. (2020. 5. 5)

 

 

[산곡동연작-벨르썸 / 2021 / 26*18cm / 종이에 펜, 담채]

 
 

벽화가 있는 골목에는 뜬금없을거 같은 카페 벨르썸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문을 닫고 있었는데 문을 열었기에 들어갔다.

분홍잠바를 입은 손님이 있다.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는데 젊은이가 오고

배달을 하는지 완전무장한 사람이 와서 주문을 하고

집주인과 반가운 말투로 한참이나 이야기를 한다.

 

듣자하니 주인장 왈 -오늘은 문을 열지 않는데 아는 사람이 와서 잠깐 문을 열었는데

사람들이 주루루 몰려들어 온거란다. 차를 마시다가 화실로 왔다.

연필로 대략 스케치를 했는데 내가 본 손님들을 합하였다.

할아버지 한분도 오셨다가 테이크아웃했는데 겹쳐서 자리가 나지 않아 그리지 못한채 색을 덧입혔다.

 

 

[산곡동연작-골목 / 2021 / 50*25cm / 종이에 수채]

 

 

골목의 벽화, 윤할아버지의 집 타일벽화 옆으로 벨르썸 카페가 있고 조금 지난 골목은 이렇다.  초록색 의류함이 있고 감나무가 있는 골목이다. 감나무 아래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주차되어 있기도 하다. 골목의 끝으로 천마산 중구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바로 옆 산곡동재개발 2-2지구의 아파트들이 높다랗게 올라가면서 동네의 마음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미 완공되고 입주한 산곡역 부평아이파크를 보면 영단주택이라고 불리는 이동네 1층의 주택들을 점점 바닥으로 가라앉고 매몰되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