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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구워진 타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왕거미지누 2008. 10. 21. 22:13

엉망으로 구워진 타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올해, 연수지역사회문예교육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인천여중 아이들과 함께
'톡톡, 나만의 캐릭터 그리기'라는 타일벽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3학년 8개반 350여명의 아이들이 자신의 캐릭터 혹은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타일에 타일안료로 그림을 그리고 가마에 구워서
운동장 가의 수도시설에 200개 정도를 부착하기로 하였다.
150개 정도는 탈락되어 각자에게 준다는 것으로 하여
아이들은 타일이 가마로 들어가 있는 기간동안
미술선생님께 자기껀 탈락되지 않고 벽에 붙겠냐곤 하였다는 것이다.
350개 중에 200개는 붙고 150개는 탈락, 아이들에게 돌려주기로 했었기때문이다.

 

미술실에서 타일 하나하나를 종이로 곱게 싸서 공방으로 가져갔는데 이게 말썽이 되었다.
타일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어쩔수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350장의 타일이라 가마는 한번에 60장만 굽게 되므로 나머지는 그대로 박스에 넣어둔채
여러날이 지나다 보니 그야말로 포장종이와 안료가 하나가 되고 말았다.
일일히 하나하나 공방내 화장실로 가서 수세미로 씻어야 했다.
종이는 이미 안료속에 먹어들어가버렸고 그래서 결과물도 무광택하게 나오고
무엇보다 안료속으로 먹어들아간 종이가 타버리면서
아이들의 그림이 자국으로 남게 되면서 엉망으로 구워지고 말았다.

 

아이들의 엉망이 된 그림들을 살려내기 위해 이미 구워진 타일들을
다시 안료로 색칠을 하였다. 아마도 200개정도는 다시 덧그려야 했다.
아내와 큰애 작은애까지 열심히 도와주었건만
나중에 선희까지 와서 열심히 재채색을 해서 다시 구워냈지만
이미 엉망이 된 타일그림들은 재생되지 못하였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망쳐버린 아이들의 타일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뭐라고 해야할지
그냥 미안해하면 되는게 아니잖는가
그래도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애들아 미안해!!

 

어제는 타일그림들을 학교에 갖고갔는데 차마 수도시설 벽에 붙이면 안될거여서
선생님께 다른 벽에 붙이면 안되겠냐고 물어보았다.
김선생님도 안선생님도 무척 실망하셨다. ㅡㅡ;;
갖고간 타일박스들을 풀어보면서 그래도 잘된거 없나 살펴보셨는데
여섯개의 박스중에 잘된게 보이지가 않는 것이었다. 땀만나고--
교장선생님과 이야길 해보셔야겠지만 수도시설 벽면에는
하여튼 붙일수도 없고 붙여서도 안되는 것이다.
학교 동편 건물벽면에 붙이면 하고 제안은 했지만
이미 수도시설에 부착키로 하고 시작한것인데....

 

수도말고 학교 정문 옆 건물 벽면에 붙이면 좋겠다.
아니다 다시 그렸으면 좋겠다.
다시 한다면 도대체 아- 다시하면 제일 좋겠지만 비용은?? ㅜㅜ
그래도 다시하면 좋겠다.
다시하다니, 중앙초교작업때도 다시 했었는데
그래도 다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