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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골프장건설반대 단식농성 54일째-이진우

왕거미지누 2008. 11. 23. 19:27

계양산골프장건설반대 단식농성 54일째-이진우

 

일시: 2008년 11월 23일

장소: 계양산 하느재(쉼터)

서명: 307명

모금: 8,150원 

 

 

 

 

 

 

 

 

 

 

 

 

 

 

==========[오전]============================

우잉~사람들 많다. 서명도 많이한다.
함께하는 이(도우미)가 좀 있으면 서명을 훨빼 쉽게 받을텐데..
아이고 내가 요걸(일지)를 써야 하나, 지나는 산행인들께 서명받는게 더 일인데...


그나저나 이사람은 아직도 연무정에 있나, 도우미 좀 하랬더니
자기네 산악회 등산만 계양산으로 잡아서 서명만 해주면 된다고 하는...
이따가 오면 붙들어 매놔야지, 뭐 결코 붙들리지 않겠지만.

 

"계양산 골프장 반대 서명 받습니다"
사람들이 여럿 몰려가면 이렇게 연발한다.
그런데 할때는 여럿 우우 몰려와서 하고 안할때는 다 그냥 지나간다.
뭐 그래도 좋다. 날도 안춥다. 아직은
역시 위대한 내복의 힘이다.

 

고등학생 셋이 저기 걸려있는 계양산의 동식물 사진을 보고 있다.
여기 서명좀 해요 하니 와서 갈수 있는 산이 이 산 뿐이라고 하며 서명을 한다.
일요일이면 편히 오를 수 있는 뒷산같은 산인데 망가지면 못다닐까봐
서명을 해야한다고 저들끼리 이야기한다.

 

아저씨 서명좀 하고가.
산행하시는 두분의 일행중에 뒷분이 앞에 가시는 분께 이야기한다. 하하~~
그러면서 결국 뒷분이 서명한다. 앞에 분은 무릎이 안좋다고 하신다.
(서명을 하려면 쭈구리고 앉아야 하니까)
나도 무릎이...절감한다. 무릎 ㅜㅜ
등산이 무릎에 안좋을텐데, 평지를 걷는게 무릎에는 좋다고 하던데,
암튼 어여 무릎이 좋아지기실.

 

이제보니 좀 터무니없다. 크리키북에 수채파레트와 색연필세트.
그림 그릴거 다 챙겨왔는데, 이거야 원~~
평일이라면 좀 사람이 없었을라나, 암튼 오는 사람많다.

 

==========[오후]============================

 

아내가 그야말로 눈꼬끼만한 도우미를 하더니
산악회 일행들과 점심먹으로 간다고 하산해버리고
혼자서 스케치도 하고 '서명받습니다' 서명도 받고 하는데
민예총 창길이가 왔다. 확실하게 도우미가 있어주니 한결낫다.
이야길 나눌수도 있고.

 

"아저씨 여기요" 보니 초등아이가 100원을 내민다.
"응, 잘 받았어" 조금전에 모금함을 물어보길래
모아서 골프장 못짓게 하려고 한다 했더니... ^--^

 

창길이 덕분에 계양산 꼭대기에 댕겨왔다. 저 아래 말등메이산이 보이고
저멀리에는 앞메산일레라, 요런산을 긁어내서 잔디를 깔아 농약을 쳐대는
골프장을 짓겠다는 말인가, 어이없어도 한참이나 어이없는 이런 사태에
다시 한번 어이없음이다.
산을 이대로 두고, 산을 이대로두고 생태적인 보존만 해가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숨쉬는 이산을 누가 사적인 용도로 이윤추구를 한다는 말인가.
개발이 생태를 부수고 환경을 망가뜨리면 사람도 부서지고 망가지는 것이다.
어쩌다가 결과가 눈에 뻔히 보임에도 개발을 외쳐댄다는 말인가.
과연 누구일까??

 

산에 다녀와서는 흘린땀이 식느라 몸이 차갑다. 뜨신물을 마신다.
두잔이나 마셨다. 아직 땀 식는 중, 조금뒤면 날보다 몸이 더 차가워 질수도 있겠다.
뭐 그래도 오늘은 충분히, 아주 날이 좋은 하루다.

"뜨거운 물 드릴까요?"
아주머니 한분이 물어보신다.
"혹시 뭐 탔어요? 몸에 좋은 거라도 ㅎㅎㅎㅎ."
"그냥 맹물이예요 추워보여서"
"넵! 감사! 주세요"
실은 몸이 좀 춥다, 땀이 식어서이기도 하고 네시가 넘으니 기온도 떨어진다.
종이컵에 가득 따라주신다. 홀홀~~ 따뜻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