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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물길이야기◀/2011-아름다운동네길展

동네에 할머니 노인정을!!

왕거미지누 2011. 5. 3. 23:50

동네에 할머니 노인정을!!

 

   날 좋은 5월, 동네어머님들께서는 이제 햇볕이 아닌 그늘에서 쉬십니다. 그동안 마을주차장 한켠에 소파와 의자등을 놓고 해바라기를 해오셨던 어머님들께서 오전에는 그 햇살을 피해 반대편인 행운할인유통 문 앞에서 쉬십니다. 어제 일을 다녀왔더니 행운할인유통 앞 썽큼썽큼한 평상에 여러분이 앉아 쉬고 계셨습니다. 차를 언능 세워놓고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문 왼쪽 평상을 반듯하게 깔아드릴려고 했더니 이외로 난관입니다. 평상 옆이나 평상아래에 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화실에서 큰봉투를 두개 가져와 쓰레기를 담아서 내놓았지만 그래도 쓰레기가 많습니다. 대략 큰 쓰레기들을 치우고 평상을 반듯하게 놓고 연두색으로 칠해두었습니다.

  오늘 또 일 다녀오면서 봤더니 남아있던 쓰레기가 다 치워졌습니다. 덕분에 지저분했던 행운할인 유통앞에 연두빛 평상이 하나 놓여졌습니다. 치워주고 페인트칠을 해줘서 어머니께서 바나나 우유를 가져다 주셨고 다른 어머니께서는 병환타를 한병 주셨습니다. 중학교때 소풍갈때 말고는 만지지 못한 병 환타가 신기했고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당연히 해드려야 할일 인거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지붕역할을 해준 천막은 낡고 찢어져서 빗물은 줄줄 새게 생겼으나 오전중에 그늘로서는 참 좋은 자리라고 봅니다. 오후에는 주차장 소파, 의자 있는 곳에 앉아 계실테니까요.

 

  며칠전 , 동네 골목 어디께에서 작고 노란 꽃을 그리다가 다시 사무실로 오는 길에 주차장 한켠에서 쉬고 계시는 어머님들을 뵈었습니다. 계신 자리 뒷부분에 어머님(동네어르신은 모두다 어머님, 아버님이십니다)의 바램대로 벽화를 하련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 있는데 행운할인유통을 노인정으로 썼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집주인은 어디 서울사는 사람이고 수퍼하던 사람은 어찌어찌 되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속에 어머니, 당신들께서 같이 지낼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다는 사실과 그 필요를 내게 말씀하시는 것으 그만큼 내게 요구하시는 것이기도 하고 또 내 능력이 그게 가능할까 싶어서 죄송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이곳 동네에는 할머니 노인정이 필요로 합니다. 예전 구시장 안에 있었던 할머니 노인정이 없어진지 꽤 오래 되었는데 그동안만큼이나 어머님들께서는 함께 이야길 나누실 공간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5월이고 비만 오지 않는다면 어느곳에서라도 이야길 나누실수 있습니다. 스티로폼 상자뚜껑 하나씩 가지고 모여 앉아서 쉬실수 있습니다. 6월, 7월, 8월...그렇게 가을까지는 동네 곳곳에 어머님들께서 모여 앉아 계시겠지요. 그러다가 다시 날이 추워지면 당신의 집으로 들어가십니다. 같이 지내는 것보다야 훨씬 재미없겠고 활기도 없어질 것이라 생각듭니다.

  울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시골동네에 교정원이라는 집이 비어 있게 되어 동네 어머님들이 아침을 드시고는 출근하셔서 하루를 보내시다가 저녁까지 해드시고 집으로 퇴근합니다. 쌀이며 반찬거리며 서로 내놓아서

만들어 잡수시고 기름값도 각자 조금씩 내서 보일라도 때고 해서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내신다고 합니다. 보통 하루 걸러 전화를 하는데 출근하셨나고 물어보는게 인사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음성 너머로 동네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들려올때마다 얼마나 안심을 하게 되는지....

  이곳 동네에도 시골동네에 있는 교정원집같은 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할머니 노인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들 말씀도 나누시고 음식도 점심정도는 해드시면서 생활을 서로에게 북돋는 그런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생각들이 있다면 말씀을 해주십시요.

 

           ----- 2011.5월 거리의미술 이진우

 

(이글은 해님소식지에 들어가는 글로 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