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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인터넷뉴스]동네를 컬러링하면 희망이 생긴다

왕거미지누 2011. 8. 3. 21:26

동네를 컬러링 하면 희망이 생긴다
열우물 벽화그림 10년, 이진우 화가 이야기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 요즘처럼 토목기술이 발달한 시대는 그 속도 또한 더 앞당겨지겠다. 그 변화의 현 편에는 아직도 정체된 모습을 그대로 끌어안은 동네도 있다. 부평구 십정동1동 일대. 이곳 열우물에서 수 세월 동안 벽화작업으로 동네 사랑을 자처한 화가가 있다. 이웃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이진우 화가의 이야기다.

촛불처럼 붓질로 동네 어두움을 밝히자
인천평생학습관 나무 갤러리에서 7월 19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는 화가 이름은 이진우다.
해서는 안 될 것 중 하나가 인상비판이지만, 그를 보면 일반 인테리어 작업인부 같다. 말을 걸어보면 더 그렇다. 문화계에서는 ‘예술과 생활을 통일해서 살아온 사람에게서 느끼는 현장감’이라고 말할 것 같다.

 

전시회장에서 이진우 화가

 

 

 

 

 

 

 

 

 

 

 

 

 

 

 

 

 

 

 

 

 

 

그런 그가 전시회에 건 그림들. 돌려 말하면 하나같이 수수하다. 어떻게 작품마다 산동네 언덕과 재개발을 앞둔 모습 일색일까. 화가의 취향일까. 아니면 그곳에 얽혀 버릴 수 없는 특별한 사연이라도 담겨있다는 말일까.
“제가 사는 동네니까 동네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열우물로 이사온 때가 1995년예요. 같은 인천이어도 대로변에 나가면 도시가 분명한데, 이곳은 마치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죠. 높은 언덕 북서향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가난 때문만은 아니죠.”

 

 

화가 이진우가 이사 와서 느끼는 고향정서도 잠시잠깐. 뒤이어 불어 닥친 IMF는 이곳 열우물을 겨냥해 집중강타라도 한 느낌이었다. 워낙 어렵게 사는 동네. 경기가 사라지자 더 낮게 가라앉았다. 일거리를 잃은 주민들의 표정도 날이 갈수록 무거워졌다.
동네에 환한 그림이라도 그려 놓으면 좀 낫지 않을까. 그가 벽화를 시작한 뚜렷한 이유다.

 

어려운 말로 하면 ‘공공미술’, 쉬운 말로 하면 ‘동네 사랑’
이 화가의 마을 벽화는 2002년 첫 번째 ‘열우물길 프로젝트’로 출발을 알린다. 연인원 300명 참여와 열일곱 군데의 벽화탄생. 그리고 십년이 지나는 올해 8차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지난 6월까지 진행했다.
열우물 프로젝트는 집 벽, 담장, 계단, 전신주 등에 그림 그리기만은 아니다. 동네 마을 주민 인터뷰기록, 영상작가의 참여자 기록, 워크샵과 마을에서의 스케치모임 등을 조직했다. 또 마을전시회를 열어 동네주민들의 반응과 격려를 담아냈다. 그림도 마을의 일부이니까.

 
이 화가는 “인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벽화 요청이 많아요. 올해 작업 일정은 다 찼어요. 내년에 해야 할 작업까지도요. 벽화작업, 혹은 공공미술작업의 의미는 그 장소에 사는 혹은 그 장소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활기와 이야기를 만들고 가꾸는 거죠”라고 말한다.
거리의 미술로 이어진 벽화작업은 그 동안 2005년 산곡동 벽화가 있는 화랑농장길, 2010년 북성동 12통 마을 전체 도색 벽화작업으로 이어져 왔다. 또 2005년부터는 인천여중을 비롯해 학교에서 진행한 타일벽화프로그램으로 번졌다. 수많은 지역아동센터와 양로원 등의 복지시설에 벽화를 그리는 희망그리기이다. 

 

10년 동안 마을그림 그렸지만 변한 것은 무엇 
그가 사는 열우물길은 벽화의 아름다움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생활이 어렵고 불편하다. 무엇보다 도시가스조차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부평구 십정1동 201, 208, 209, 216번지는 십정2지구 주거환경개선지구. 현재 지구지정 3년째이다.
“1997년 첫 번째 지구지정에 이어 2009년 두 번째 지구지정이 되었어요.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묶이면 주택 보수와 동네 정비 등도 함께 묶여요. 25년 넘게 방치한 동네 환경이 이제 곧 개발될 거라는 기대로 위안 받기엔 너무 많이 방치되어 망가졌어요”

 

 

개항장의 역사유물, 바다 등 인천 고유 매력을 붓끝은 먼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산동네 재개발에 발 묶인 열우물을 고집하는 이유. 동네에 힘이 되는 미술을 원하고 소망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동네 희망을 컬러링 하기위해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어요. 어른신과 동네 청소년 모두 주인공이죠. 홍상수 감독 영화 ‘하하하’에 나오는 통영 벽화마을도 알고 보면 산동네 가난한 마을이죠. 어려운 현실에 희망을 그렸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아닐까요. 열우물처럼요.”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