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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이야기◀/이진우화실은 수요일입니다

[거미화실]기찬,선아의 전시에 초대합니다

왕거미지누 2012. 12. 25. 22:36

[거미화실]기찬,선아의 전시에 초대합니다 


지난오월에 화실에 다니기 시작한 김선아, 송기찬 두 수강생의 

기초과정 발표전시회가  열립니다

5월 16일과 30일, 2주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기초과정은 같이 마무리합니다.

12회차의 프로그램이지만 12주는 아니랍니다  음 열심히해서랍니다


거미화실 수업과정 발표회 [송기찬, 김선아]

일시: 2012년 12월 26일 오후7시 

장소: 거미화실



아래 두개의 글은 선아와 기찬이의 수업후기글입니다

엄청 그림그리고 싶어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요 ㅎㅎㅎ

하지만 화실의 시간은 언제나 설레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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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 수업을 하면서  느낀점

            2012년 12월 25일 오전에 선아:-)


봄날이 짙어지던 어느 저녁. 화실 문을 열고 들어가 현진샘과 혜미. 

그리고 진우샘께 인사를 건네던 그 첫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진우샘께서 의자와 손, 얼굴을 그리라 하시기에 의자는 

실제라면 경사가 심해 앉을 수도 없는 상상의 의자를 손은 

진우샘이 안 보는 사이에 내 손을 도화지에 대고 그려버리고, 

얼굴은 습관적인 낙서의 버릇으로 길쭉한 얼굴에 똘망한 눈을 그렸어요. 

잘 그리던 못 그리던 이젤을 앞에 세우고 각 잡힌 자세로 그려본다는 것이 

마냥 기분이 좋았더랬죠. 좋은 기분 한껏 더하라고 그 날의 밤공기는 

어찌나 싱그럽던지 그렇게 봄이 시작되었고 16주가 지난 지금은 

세상이 하얀 겨울입니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간절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나에게 어떤 경험으로 남을지 막연했기 때문이에요. 

일상에 색감을 갖으라는 일터의 샘들 덕분에 그리고 

진우샘께서 동네에 자리하여주셔서 간절한 동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실수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이제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꾸우벅! 


그림에 대한 깊은 동기는 없었으나 긍정적 호감이나 자신은 있었어요. 

그래서 서툴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할 때는 적잖게 당황하기도하고 

자신에게 약간 질책을 하기도 했어요. 모..질책까지는 아닌데 

아무튼 적당한 말이 떠오르질 않아서... 사물을 그대로 받아드리기보다 

나의 속도감에 집중한다는거 나의 부족한 성격이 그림에도 나타나는 것 같아 

그래서 좀 당황하고 질책했겠죠? 

성격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겠으나 생활에서의 여러 자극들 (그림을 포함해서)로 

차분히 성실히 나를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 지금이 참 좋아요.

  

화실에서의 수업은 그림을 배운다는 설레는 자극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진샘이나 혜미, 기찬샘 그리고 진우샘과의 만남이 더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떠올리면 미소가 번지는 좋은 사람들 이에요. 작은 화실에 복닥거리는 좋은 사람들. 

시작된 인연이 깊어지는 앞으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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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그리는 즐거움 (無心畵樂)

    2012년 12월 25일, 송기찬


취미 하나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옷이나 넥타이 하나 내 감각으로 골라본 적 없었지만, 

그저 중학교 2학년 때 원기둥 그리는 과제에 A 받았던 기억하나 믿고 

‘그림’을 배우기로 했다. ‘잘해서 배우나? 잘하려고 배우지.’ 하는 마음에, 

‘혹시 아나? 지금이라도 내 숨겨진 재능 하나 찾을지?’ 하는 기대를 보태 

매주 화실에 나오기 시작했다. 


내 왼 손을 오른손이 그리는 시간. 

도화지와 왼 손과 오른 손에 쥔 연필만 의식되던 짧은 순간이 생각난다. 

형은 몰입이라고 한다. 화실 안에서 시계와 벽을 그리던 시간. 

나름 비슷하게 베꼈다고 생각했는데, 

눈 앞에 사각틀을 대고 다시 보니 위치, 크기, 각도 뭐 하나 비슷하지 않아서 

놀랐던 생각도 난다. 사실대로 보는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봐서 그렇단다. 

숙제하려고 수 백장 되는 컴퓨터 속 사진을 뒤져도 

내가 그릴만한 만만한 사진 하나 찾을 수 없어 

‘난 다 똑같은 사진만 찍나보다’ 하는 실망을 했던 기억도 난다.


아~무 생각없이 그림만 그리는 즐거움, 마음대로가 아니라 사실대로 보자는 다짐, 

늘 보던대로가 아니라 새롭게 보고 싶다는 바람. 

이런 것들이 다섯 달 그림 그리며 든 생각들이다. 

아, 또 조금 더 하면 넥타이 정도는 내가 고를 수 있겠지 하는 자신감도 살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