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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물길이야기◀/2002-희망

에덴, 소성....유리네 이야기입니다

왕거미지누 2017. 8. 7. 09:21

유리네 허락 받았음

두레박 2002년 3월 6일


기쁜 소식이죠? 

지금 막 오면서 만두가게서 유리 아버질 만났거든요. 

하자없음(사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겠다면) 해도 된다는 

조금 우리를 건설업자 대하듯 하는--그래도 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벽은 그만큼의 가치가 충분하지요-그런 허락을 받았지요. 

이제 하자없이 작업할 하자없는 분들이 그 벽을 맡아야겠죠. 

바람불어 마음 떠다니는 날 즐겁게 지내세요.


에덴, 소성, 유리네 이야기입니다

두레박 2002년 2월 28일


길거리 양지와 응달에, 나다니는 사람들 옷차림에 겨울과 봄이 반반 섞여 있네요. 봄이 가까운 건데 나는 여전히 서너겹 껴입은 겨울 차림입니다. 

어제는 에덴과 소성, 두 곳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벽그림 그리듯 눈썹 그리고, 입술 칠하고, 아침 바쁜 시간에 모직 바지도 다려 입습니다. 우리 하는 일 알리고 돈 달라 찾아가는 길이니 평소답잖게 신경쓴 내 모습인데, 찬바람 무서워 도저히 벗을 수 없는 그 서너겹 때문에 하나도 튀지 않습니다. 

돈은 두 곳에서 다 보태주실 것 같습니다. 다만 교회 기관이라 주말 회의를 거치고 절차를 밟아야 해서 다음 주에나 다시 연락 받겠지요. 


하나 슬픈 일은 유리네집 일인데요. 삼고초려도 통하질 않네요. 할머니가 아들하고 의논하는 걸 까먹어서 너댓 번 찾아가 얘기하고 오늘 아침 다시 들른 길, 유리 할머니 말씀이 "아들이 그런 것 싫대요."입니다. 왕거미님처럼 나도 그 벽은 꼭 하고 싶었는데... 

내일이나 언제나 유리 아버지가 한다는 동암역께 만두트럭에 만두 먹으러 한 번 갈까요? 한 번은 더 얘기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