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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동>춘천교대신문사와의 메일인터뷰 내용(2001)

왕거미지누 2006. 10. 6. 01:14
춘천교대신문사와의 메일인터뷰 내용
                                                           2001/11/21 왕거미 이진우

***인터뷰에 들어가기전에

아래의 글들은 거리의 미술동호회 운영자로서 쓴 글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거리의 미술동호회(이하 거미동) 전체의 의견으로 판단하진 마시길....

1. 첫 질문!∼ 부디 본명을 말씀해주셔요∼ 자기소개도 해주세요..

이진우입니다. 본명은 거미동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답니다. 닉네임으로 다들 부르니까요. 그냥 왕거미라고 불러주시는게 더 좋습니다.

자기소개라~~!
그림을 그리는 사람.
거미동을 만든사람.
벽화하는 사람.
거리속의 미술에 왕창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
한 여자의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
엄마 아부지의 둘째 아들.
현재 암튼 벽화를 하면서 행복해 하는 바보....
역시 자기소개는 어려운 대목인 건 확실하네요.


2. '거미동', '왕거미' 등 부르는 말이 참 재밌는데요. 전 발 8개달린 동물을 연상했답니다.^^;; 이처럼 '거리의 미술 동호회'를 모르시는 분들에게 '거미동'을 소개해주세요∼
( 언제 동호회를 만드셨는지, '거미동'에는 어떤 어떤 분들이 계시는지, 구체적으로 하는일, 동호회 특징이랄까? 그런것들... 자유롭게 소개해주셔요 참, '거미동'을 만드시게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가요? )

거미동=>거미가 사는 마을??? 스파이더맨이 사는 동네???!!!!
거미동=>거리의 미술 동호회

오류동성당 벽화작업을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같이 벽화작업을 하던 닉네임이 '슈퍼거미'가 있었는데 그 고등학교 1학년친구가 '왕거미'에게 묻기를 ' 거미동이 뭐예요? ' 라는 겁니다. 그 친구 닉네임의 '슈퍼거미'에서 '거미'는 아무래도 스파이더맨의 거미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물론 거미동의 각각의 회원들을 다 거미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점에서 거미들의 대표격인 '왕거미' 이구요. 그만큼 수고해야 한다는 것이죠.

거미동은 지난해 6월 20일 새벽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1년하고도 5개월 지났군요.
벽화, 장승제작 등의 작업을 하고 있으면서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벽화, 그래피티 같은 작업은 많은 곳에서 행해지고 있고 따라서 서로간의 대화를 나눌 장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저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만든 이후 참 많은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서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말입니다.

거미동의 구성원을 보자면 첫째로 거리의 미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둘째로는 관심도 있고 스스로 작업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좋아서인 경우입니다. 그리고 다들 이 세가지에 해당되는 사람들입니다. 다만 현재는 그 어느 한가지로만 보일 뿐인거지요.
구성원의 분포를 보면 학생이 압도적입니다. 대학생과 직장인, 미술관련 종사자와 고등학생, 주부에서 백수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미동에는 사실 그 직업이 무엇인지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함께 하려는 마음과 함께하는 작업이 소중한 것이죠.
현재 '세토'(정기적인 모임으로서 세 번째주 토요일에 하는 모임의 약칭)는 서울과 대구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부산과 전주에서도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이외의 지역에서도 거미동으로서의 모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함께하는 작업이 많았으면 합니다.
거미동은 인터넷상의 동호인 모임으로서 거리의 미술에 관한 커뮤니티가 그 목적입니다. 이는 게시판에서의 활동과 직접적인 벽화작업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벽화작업의 즐거움과 세토에서의 즐거움은 세토후기나 작업후기 등의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면 알수가 있죠.


3. 작업과정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도 역시 궁금한데요 겨우 하루 취재한다고는 알 수 없 으니까요... 벽화 요청이 들어옴부터 시작해서 현장에도 미리 가보시는 것 같던데요. 만만 치 않아 보이는 작업과정! 세세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벽화작업은 두가지 경로를 통해 시작됩니다.
하나는 의뢰가 카페게시판과 알음알음을 통해서 올라오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거미동 자체의 기획으로 벽화작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의뢰오는 경우
의뢰 - 현장방문 탐방, 조사, 사진촬영, 사이즈파악 - 밑그림팀 모집공지 - 밑그림 작업 및 완성 - 의뢰측과 협의 - 작업일공지 및 물품준비 - 작업의 순서이고

기획작업의 경우
기획 - 현장방문, 탐방, 조사, 사진촬영, 사이즈파악 - 현장측과 협의 - 밑그림팀 모집공지 - 밑그림 작업 및 완성 - 현장측과 협의 - 작업일공지 및 물품준비 - 작업의 순서입니다.

거미동의 그간의 작업
2000.9 -홍대앞 거리미술전 참여( 서교동 시장거리 벽화 및 도색)
2001.1 -시흥 보아미네 학원 계단 및 실내벽화제작
2001.2 -서울 키키네 피시방 입구 계단 벽화제작
2001.4 -서울 가양동 기쁜우리복지관 입구벽화제작
2001.5 -인천 남동초등 신관 벽화제작
2001.9 -인천 오류동 성당 본당 및 교육관 벽화제작
2001.10 -홍대앞 거리미술전 참여 (극동방송 옆 주택가 담장벽화제작)
2001.11 -광명 장애인 종합 복지관 실내벽화제작
2001.11 -인천 인하대학교 공대 외벽 벽화제작(예정)

거미동의 작업을 살펴보면 복지관 등에서 의뢰가 오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가입한 회원들의 가게나 학교 등에 벽화를 하는 경우입니다.
벽화작업과정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작업의 감독역할을 맡은 사람은 전 과정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고 동호회인 관계로 공지메일과 게시판이 주요한 역할을 하죠.
현지탐방 조사가 끝나고 작업을 하기로 의뢰측과 합의했다면 이에 요구되는 기획안과 벽의 크기를 게시판에 올리고 전체공지메일을 보내서 밑그림팀을 구성하고 이 밑그림팀에서 밑그림 작업을 합니다. 그사이에 작업날짜가 마련되고 밑그림이 의뢰측과 합의되면 다시 작업을 언제어디서 하겠으니 작업한다고 공지메일이 날라갑니다. 그리고 게시판에서는 작업에 참여할 거미님들의 리플이 올라오고 그런 다음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작업과정이 낱낱이 알려지고 또 여러 거미님들의 관심과 열정에서만 이루어지는 지는겁니다.

지금까지 거미동에서는 자체의 기획으로 작업하는 것은 홍대 앞 거리미술전 참여뿐이지만 이후의 거미동에서는 자체의 기획을 가지고 작업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진정으로 벽화가 필요로 하고 또 있었으면 하는 곳에, 또한 해야할 곳에 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기획을 모색하는 곳은 인천의 열우물 산동네입니다. 재개발조차 포기되어 버린 이곳에
벽화작업을 할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아~ 물론 이것은 개인의 생각이고 좀더 세세한 생각을 해본 후에 여부를 판단해야겠지요.

4. '광명 장애인 복지관', 장애인 복지시설'우리마을' 등 그동안 작업하신 곳들을 보니까요. 이곳저곳 봉사하신 손자국(벽화는 손으로 그리잖아요)들이 많으세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 나요?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이나 느낀점도 다를꺼란 생각이 드는데요.
7. 자료실에 자료들을 읽다보니까 80년대 민중미술에 대한 논문? (제대로 읽어보지 못 했지만 ..;;)이 있던데요. 벽화가 대중의 삶을 반영하고 사회성이 짙은 목소릴를 낼 수 있 다는 것에 공감하거든요. '왕거미'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그리구요.
'공공미술'에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음.. '공공미술'을 하시고 계시는 입장에서
'공공미술'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합니다. (질문이 영∼;;; 공부를 안해서요..이구.........)

앞서서 말했지만 거리의 미술은 결국 사람들 속에 있는 미술이고, 제게 있어서 문화를 나름대로 향유할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다가가서 함께 하고 싶은 미술인 것입니다.
현재의 미술은 아직도 많은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전시관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소수의 향유자만을 위한 미술로서 전락되어 있으면 대다수 대중에게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거미동에서의 작업이 몇몇의 이들을 위한 미술이 아닌 여럿을 위한 미술인 셈인데 그 방법으로서 벽화, 그래피티, 환경시각디자인등 거리의 미술이 유용한 장르매체입니다.
따라서 거미동의 작업은 민주적인 미술, 소수의 독점이 아닌 대중의 곁에 위치하고 함께 하려는 미술, 거리를 아름답게 하고 그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배경이 되고자 하는 미술이며 현 사회에서 미술을 나름대로 생활 속으로 접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작업하는 것이 거미동에 절실한 것이라 봅니다.
그런 점에서 기쁜우리복지관이나 광명장애인복지관에서의 작업은 거미동이 해야할 바른 모습일 것입니다. 이후 거미동에서는 복지관, 그리고 진정 도움이 필요한 것에 사전에 기획을 가지고 들어가서 벽화등의 작업을 펼칠려고 합니다. 물론 붓을 들고 스프레이를 들고 미술로서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하는 것이죠.

6. '거리의 미술'(도시벽화라구해야하나요?)이 사실 보통사람들이 듣기에는 조금 생소해요.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거리의 미술이란 거리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상의 미술행위를 말합니다.
그래피티, 벽화, 초상화 그리기, 거리가구디자인(전화부스, 쓰레기통, 화단 등등), 환경색채디자인 등이 있으며 닫힌 구조의 전시장 미술과는 반대되는 미술로 쉽게 정의 할 수 있습니다.

5. 초등학교에 작업하신 벽화에도 관심이 가는데요.
정말 이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예쁜 꿈을 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혹 시 초등학교 벽화를 작업할 때 신경쓰시는 부분이라든지, 염두에 두고 하신는 점이 있 으세요? 뭐 모든 벽화를 작업할 때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이라든지 그런것들 말이 예요.

'환경미술연구소'에서는 2000년 경기도 부천 원종초등학교 옹벽 벽화를 비롯하여 부천서초,, 부천 고강, 부천 삼정, 인천남동초등학교 등에 작업을 했었고 2001년에도 강화 화도초등, 인천 계산초등학교에 벽화작업을 했습니다.
이러한 벽화작업에서 가장 주요한 것은 아이들의 눈높이입니다. 내용선정은 물론 학교측이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미리 부탁하는 내용이 있으므로 이를 담는데 할애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주요하고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벽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보는 위치가 아이들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막상 아이들에게는 '어른들 다리사이로 보이는 거리의 크리스마스 풍경'과 다들 바 없는 것이죠.
이를 위해선 벽화작업의 전 과정에 아이들의 의견이 고루 반영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한 기획에서의 배려가 중요하겠고 학교측의 성의 역시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초등학교에는 많은 벽화와 수퍼그래픽이 있고 그려지고 있으며 또 더 많이 그려질 것입니다.

9. 왜 벽화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중요한걸 이제야....'왕거미'님께서 느끼시는 벽화의 진짜 매력은 뭔가요?
<.......신촌에 있는 문화마당 건물 뒤에 방 하나를 쓰는 대동굿공동체가 있었다. 여기서 문화농활을 기획했고 어쩌다 그 농활에 참석하게 되었다. 농활을 가기 바로 전날 몇 사람을 만났으며 가서 무얼 할지도 알지 못한 상태였다.
전남 영광으로 가는 차안에서 인사하며 미술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도착한 영광 가톨릭농민회 사무실에서 벽화와 깃발을 제작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아무도 벽화를 해본 사람이 없었다. 그나마 걸개그림을 해본 내가 걸개그림처럼 하자고 했다.
페인트가게에 가서 페인트를 샀고 가톨릭농민회 측에서 원하는 그림은 만화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즉석에서 슥삭슥삭 스케치를 해보였다. 아무것도 몰라서, 경험이 없어서 다들 페인트 하나에도 신기했고 신나와 섞여진 페인트에서 수채화 효과가 나는 것도 신기했고 그려지는 그것이 그것을 보는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리는 우리도 신선, 신기했었다. 벽화를 두 곳에 했었고 ......1989년 벽화농활 중에>

벽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더
첫째, 그 거리를 지나는 누구나 볼 수 있다는 것
둘째, 혼자가 아닌 같이 작업하고 그런 와중에 일어나는 즐거움
셋째, 벽화가 그려진 곳을 지나는 이들로부터 듣게되는 찬사들
'와~ 벽화다~ 이쁘네!'
'잘 그렸당'
바로 이런 말을 듣는 것.

10. 마지막 질문∼ '거리의 미술 동호회'를 이끌어 가시는 '왕거미'님 만의 매력이 궁금해요.

철없는 바보래서 ^^
암튼 즐거운 날들 만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