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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신문]거리의미술가 이진우, '도화시장사람들의 세월전' 출간

왕거미지누 2010. 2. 25. 15:55

리의 미술가, 상인을 노래하다 
도시벽화 전문화가 이진우,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 전’ 출간

[329호] 2010년 02월 10일 (수) 17:20:01 이정민 수습기자 m924914@naver.com

 

 

▲ 이진우 작가의 사진집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에 실린 도화시장 풍경.

 
15년을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공공미술을 하겠다고 마음먹고서 12년째 사용 중인 내 화실은 어느새 평생 일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도화시장과 가까이 하게 되면서 낡은 시장 건물과 상인들의 순수함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이제 그분들을 모시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자 합니다”

거리의 화가 이진우(47). 거창함보다는 소박함으로 예술의 미학을 서민과 함께 교감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최근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 전’ 프로젝트를 마치고 자료집을 발간해 그동안 시장 상인들의 삶과 함께했던 풋풋한 이야기와 사진들을 선보였다.

인천민족미술인협회 회원을 시작으로 ‘거리의 미술’ 대표, ‘인천 희망그리기’ 대표, 십정동 열우물길 프로젝트 기획자 등 그의 이름 앞에 붙은 다양한 수식어들은 그의 삶속에 투영된 작은 바람과 희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수년 동안 십정동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 거리미술관을 자칭하면서 주민과 함께하는 벽화를 제작, 사라져가는 옛 정취의 골목을 재창조하는 데 주력했다.

“벽화 작업을 통해 그림 그리는 이들과 주민들이 하나가 되고, 사진과 걸개그림 등으로 동네가 지역주민의 이야기가 담긴 예술 공간이 되어 주민의 삶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 이진우 작가의 십정동 열우물 프로젝트 벽화 작품. 

 

올해로 7차 열우물길 프로젝트와 열우물 문화제를 준비 중인 그는 현재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3월 초에 진행할 사업설명회 기획에 벅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햇볕조차 가리며 골목 옆으로 다닥다닥 붙은 집들, 가진 것 없는 이들은 경제가 풀렸다 해도 점점 더 가난해져 품팔이 장사도 안 되고, 후진 동네라고 외국인 노동자들 빼곤 세 들기도 꺼려하는 곳, 주변을 에둘러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들은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시리게만 합니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그리려 했다. 이진우 화가의 벽화 제작은 그림으로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윤택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함께 작업하는 속에서 그것이 벽이든, 그것이 그냥 벽화를 하는 기술이든, 그것이 그냥 한 두 푼이든, 아니면 그냥 따뜻한 말 한 마디이든, 함께 나누는 속에서 공동체 사회를 향한 작지만 아름다운 시작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새로운 출발, 도화시장 상인들의 삶과 애환 속으로

 

 

▲ 이진우 작가의 사진집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에 실린 '서울 기름집-연주순 님'. 

 
이진우 화가는 지난해 8월부터 한 달여의 기간을 거쳐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 전’이라는 이름으로 상인들을 만나며 또 다른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이 전시회는 새로운 도화시장에 자리를 넘긴 옛 도화시장 사람들의 시선으로 시장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가게를 운영해가며 살아온 상인들의 삶의 이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전시하며 책으로 구성한 것이다.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은 이곳 시장, 그리고 제가 있는 화실 건물이기도 하죠. 이곳이 재개발된다고 해서 어떻게든 시장 모습을 남겨보자는 심정에서 시작했지요. 문화예술교육의 이름을 갖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이곳 도화시장을, 도화시장 사람들의 삶을 미술로써, 사진으로써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도화시장 일대가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곧 철거가 될 것이라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제 화실은 물론이고 주변에 사는 사람들까지 한겨울에 수도가 얼어 물까지 못쓰게 되는 등 제대로 된 생활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자료집은 시장에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모아 사진과 함께 구성했고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때와 기억에 남는 일, 재개발과 관련한 생각에 시장이 간직하고 있는 여러 이미지를 더해 마치 한편의 흑백영화처럼 꾸몄다.

또한 상인들이 직접 가게 모습을 그리고 상가지도를 만들어 보다 생생하고 사실적인 이미지가 연출됐다.

 

▲ 이진우 작가의 사진집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에 실린 '도화 해장국'. 

 
허름한 건물 사이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에서 한여름 뙤약볕에 고추를 말리는 모습, 한 곳에서 평생 동안 이발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의 웃음, 생선가게ㆍ야채가게ㆍ순대국밥집ㆍ방앗간 등 오래된 정원 같은 순박한 모습들을 담았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민선홍 작가는 “어설프게 셔터를 눌러대는 저에게도 따뜻한 웃음을 선물해주신 시장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곳도 사람이 살고, 저곳도 사람이 살고, 모두가 사람이 사는 곳인데…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할 기막힌 현실을 꼬집으며 그 아픔을 나누고자 했던 이진우 작가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전했다.

“살아온 세월의 모습이 곳곳에 베여있는 도화시장은 곧 재개발이 된다고 하지만, 지금의 이 시장 풍경과 어르신들의 인정은 길이길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면서 비록 얇고 흑백의 사진이지만 이곳 도화시장의 아름다운 사랑향기를 두고두고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진우 작가의 사진집  '도화시장 사람들의 세월'에 실린 도화시장 내 노인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