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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이것저것◀/이진우의 동네걸음

이진우의 동네걸음(13)-산곡동 골목 빈터에서

왕거미지누 2021. 1. 3. 20:04

이진우의 동네걸음(13)-산곡동 골목 빈터에서

이진우의 동네걸음(13)-산곡동 골목 빈터에서 

부평 롯데마트 길 건너 산곡1동에 들어서면 자로 잰 듯한 10여 개의 골목이 나온다. 골목길 입구에 서면 끝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골목길 기다랗다. 두부를 자른 것처럼 반듯한 골목에 똑같이 생긴 집들이 빈틈없이 일렬로 도열해 있다.  일제는 조병창과 조선베아링 등 군수기지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위해 1941년 조선주택영단을 설립해 다섯 가지 표준형 주택을 설계했다. 20~15평 규모의 갑(甲)형, 을(乙)형은 일본인들을 위한 단독주택이었고 10~6평의 병(丙)형 이하는 한국인을 위한 집단주택이었다. 집단주택은 말이 주택이지 수용소와 다름없었다. 산곡동의 주택은 신사택과 구사택으로 구분된다. 구사택은 벽돌로, 신사택은 블록으로 지어졌다. 특이한 점은 적게는 6개 많게는 12개의 집이 한통으로 연결된 기와지붕을 이고 살았다는 것이다. 건축비와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한 방편인 듯하다. 좁고 긴 골목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불현듯 이른 새벽 군복 같은 작업복에 각반을 찬 수많은 노동자들이 ‘벤또’를 하나씩 들고 군수공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산곡1동사무소 옥상에 올라가서 단지를 내려다보니 마치 틀로 찍어낸 기와집들이 다닥다닥 어깨를 끼고 있다. 그렇게 그 집들은 70년의 세월을 보냈다. (출처: 홍승훈의 드론나르샤④산곡동 영단주택 골목)

줄줄이 나란히 선 주택과는 조금 다르게 마장로 큰길에 가까운 몇 몇 집들은 자유롭게 들어서 있는 골목이 있다. 롯데마트라는 빨간 간판글이 어디서고 보이는 그 골목에는 작은 빈터가 있어서 설마 여기까지 싶지만 차들이 주차되어 있기도 하다. 60년대 70년대에는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니 이 빈터에도 아이들이 뛰어 놀았으리라. 지금은 누가 있는지 빈의자가 있고 움직이지 않는 유모차(실버카)가 그대로 세월을 맞이하고 있다. 1월 1일, 세밑한파가 몰아치는 지금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화실은 영단주택의 목좋은 4거리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산곡1동 행정복지센터, 산곡초등학교, 속옷가게, 이불가게, 시계도 금도 없는 금은방, 신발가게, 수퍼, 꽃집......을 옆으로 두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서 문만 열어둘 뿐이다.  산곡재개발정비사업 구역이기도 하여 대부분의 가게들은 영업보상을 위한 기초조사를 받은 상태로 언제든 나가게 되면 나가겠지.  지금은 그래도 사람이 오가는 동네이고 동네이의 풍경이고 이야기이기도 하다. 

빈의자와 화분/36*26cm /2021 /watercolor on paper 


새해첫날이라 마치 숙제라도 하는 양 그림을 그린다.  
빈의자.빈화분이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의자에 앉아 쉬실 어르신과 싹이 돋고 자라는 화분을 그린다. 
산곡동, 롯데마트 건너편 마을골목, 현황조사가 어느정도 되었고 화실까지도 사업장조사를 마쳤는데 마음은 ...하다. 자꾸 아파트만 지어대는게 무슨 발전인지 싶지만... 
새해에는 또 그림을 그려야겠지. 아내가 떡국을 차려 줬으니 감사하다.

 

연탄이 있는 산곡동 풍경/ 36*26cm /2018 /watercolor on paper 


산곡동이다. 창고에서 멀지 않는 곳.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창고로 가는중에 정아식당 주변의 골목을 돌아보았다.
좁은 골목사이로 빈터랄 수 있는 이곳, 빈 공간이 화분이 연탄이 교회가 .....이중에 최고의 사랑은 연탄이겠지. 그 다음에는 화분이겠지.

 

 

유모차가 있는 산곡동 풍경/ 36*26cm /2018 /watercolor on paper 


크리스마스다. 그제부터 그리기 시작했는데 일이 있어서 못하고 있다가 가족 외식 후 집으로 와 이어그리기하여 마쳤다.
여기는 산곡동이다. 창고부근이고 근처에는 닭볶음탕으로 유명한 정아식당이 있다. 보다시피 골목이 빈터처럼 보이지만 차는 몇 대 들어갈 수 없다. 입구는 좁다. 어르신유모차가 하나 놓여있는데  어느분의 발걸음이 되었다가 지금은 오래되서 부서지고 있어서 마음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