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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의 분류 [Ⅰ] : 형식상의 분류

왕거미지누 2005. 8. 11. 18:28
시의 분류 [Ⅰ] : 형식상의 분류 詩의 분류도 '詩란 무엇인가?'라는 시의 정의 때와 마찬가지로, 그 시를 보는 시각, 즉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도 '이것이다.' 하는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그 하나의 예로 문예 사조를 중심으로 시를 분류하면 고전주의 시[고전시], 낭만주의 시[낭만시], 상징주의 시[상징시], 주지주의 시[주지시] 등으로 분류할 수도 있으며, 또 작품의 경향을 중심으로 시를 분류하면 순수시와 참여시 등으로도 분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시가는 향가, 속요, 경기체가, 시조, 신체시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또 중국에서는 고시(古詩), 악부(樂府), 근체시(近體詩) 등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강의에서는 학위 논문 쓸 것도 아니니까 다 각설하고 기본적인 분류 방법인 형식상의 분류와 내용상의 분류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것조차 몰라도 시 짓는 데는 하등의 지장이 없는데 명색이 詩 공부한다고 하면서 이 정도도 모른다고 하면 남들 ㅡ 소위 말해서 식자인 체하는 ㅡ 그런 분들이 욕하니까 하는 수 없이 살펴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는 공부지만 기왕 하는 공부이니 확실하게 알고 넘어 갑시다. 그게 좋겠지요? 먼저 詩를 형식상으로 분류하면 크게 정형시와 자유시, 그리고 산문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럼 그 하나 하나를 예시 작품과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정형시(定型詩) 여러분도 이미 이 정도는 알고 계시겠지만 정형시란 가장 쉽게 말해서 뜻 그대로 '일정한 틀이 있는 시'이지요. 우리의 시조나 중국의 한시(漢詩), 일본의 단가(短歌), 그리고 서구의 소네트(Sonnet) 같은 것들이 모두 이 정형시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그럼 정형시는 어떠한 틀에 의하여 제약을 받는지 살펴볼까요? 동양의 정형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음수율· 음위율· 압운· 음성률(음의 고저 장단) 등의 틀에 의하여 제약을 받고, 서구의 정형시인 소네트는 시행 속의 음절 수와 시행 수의 틀에 의하여 제약을 받는다고 합니다. 뭐 여기서 중국의 한시는 절구(絶句)· 율시(律詩)· 배율(排律) 등에 따라 운자가 어떻고, 일본의 단가는 5·7·5·7·7의 5구 31음의 자수율에 맞춰야 하고, '소네트라는 악기의 반주에 따라 부르는 노래'라는 뜻의 서구 소네트는 14행으로 이루어지며 압운 형식에 의하여 제약을 받는다는 등의 골치 아픈 지식은 아예 잊어버리고, 우리는 '우리 것이 제일이여!' 하던 어느 광고처럼 우리의 대표적 정형시인 시조에 대해서나 알고 그만 넘어가도록 합시다. '시조' 하면 우리는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나 황진이나 박효관· 안민영 등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의 시조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왜 하필이면 숱한 시조 다 두고 조선 시대에 쌍벽을 이룬 대유학자 두 분의 시조를 살펴보려 하느냐? 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것은 뒤로 미루고 우선 시조나 먼저 봅시다. 청량산(淸凉山) 육육봉(六六峰)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슨 도화(桃花)로다 도화야 떠나지 마라 어주자(漁舟子) 알까 하노라 퇴계 이황의 시조인 이 '청량산 육육봉을'에서 '청량산 육육봉'은 내 고향 경북 봉화에 있는 도립 공원인 '청량산 열두 봉우리'이며, '헌사하랴'는 '야단스러우랴', '못 믿을슨'은 '못 믿을 것은', '어주자'는 '낚싯배를 타고 고기잡이하는 사람, 즉 어부'를 뜻하는 줄은 여러분들도 다 아실 테고, 다만 여기서 좀 눈여겨볼 것은 퇴계가 복사꽃 때문에 청량산 육육봉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이곡은 어드매오 화암(花岩)에 춘만(春晩)커다 벽파(碧波)에 꽃을 띄워 야외(野外)로 보내노라 사람이 승지(勝地)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 중의 제 2곡인 이 '이곡은 어드매오'에서 '이곡'은 황해도 해주에 있는 '고산(高山)의 화암 ㅡ꽃과 바위가 어우러져 있는 한 곡(曲)ㅡ'을 가리키고 있으며, '춘만커다' 는 '봄이 저물도다', '벽파'는 '푸른 물결', '승지'는 '경치가 빼어난 곳'을 뜻하는 줄도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텐데,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율곡은 퇴계와는 달리 '벽파에 꽃을 띄워 바깥 세상으로 보내어 의도적으로 알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노래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제 왜 내가 이 두 시조를 선택했는가 아시겠지요? 그렇습니다. 쌍벽을 이루던 두 분 대유학자가 비슷한 상황에서 노래한 시조가 서로 다른 인생관과 세계관이랄까 우주관에 따라 어떻게 달리 표현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시 공부가 되겠기에 두 시조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공부할 것은 시조가 지니고 있는 정형, 즉 틀입니다. 우리의 시조는 ㅡ 학자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ㅡ 음수율, 또는 음보율을 기본적으로 밟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계시지요? 복습하는 의미에서 한 번 더 살펴봅시다. (초장) 3·4·3(4)·4 (중장) 3·4·3(4)·4 (종장) 3·5·4·3 이처럼 우리의 시조는 45자 내외로 한 수를 이루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한 자가 늘어도 줄어도 안 된다는 부분이 바로 종장 첫째 구의 3, 즉 종장 첫구는 꼭 세 자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고시조에서도 종장 첫구가 네 자로 되어 있는 시조도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 정형시로서의 시조도 현대적 감각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정형시는 여기쯤서 끝내도록 합시다.
 

 
가져온 곳: [아름다운세상]  글쓴이: 초립동 바로 가기
 
잘 정돈되어있군요